금융전문가들 "부동산재테크 경쟁력 집사람이 한발 앞서요"

  • 입력 2003년 11월 26일 17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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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는 여성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결혼한 여성의 경우 장기적인 재테크는 결국 나머지 ‘반쪽’인 남편과 함께해야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도 상당수 남편들은 여성이 큰돈 관리에 나서는 것을 불안하게 여긴다. 여의도의 금융 전문가들 가운데도 막상 아내의 재테크에는 시큰둥한 경우가 많았다.

대우증권 홍성국 투자분석부장은 “아내는 재테크에 대해 아는 것도 거의 없고 여기에 전혀 참여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은 자식을 잘 키우는 것이 최고의 재테크”라고 주장했다.

동원증권 강성모 투자전략팀장은 아내와 자산관리를 반반씩 책임지고 있지만 부인은 예금에만 100% 투자하는 상태다. 강 팀장은 ‘공장 이야기’라는 이유로 집에서는 금융에 대한 이야기를 오히려 안 한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재테크는 사회생활을 하는 남성이 더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이 아직은 일반적”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통장 명의는 아내 것으로 해 소유권은 주지만 운용은 자신이 직접 한다. 아내가 가끔 “경영권을 달라”고 ‘투정’을 부리면 “나중에 천천히 가르쳐 주겠다”며 미루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부동산에 있어서만큼은 아내가 더 많은 정보와 지식을 갖고 있다는 것에 대부분 동의했다.

부동산 투자의 수익률은 주변의 주거 및 교육환경에 많이 좌우되는데, 여성들은 이 분야에 민감하다는 것.

현대증권 정태욱 상무는 최근 아내의 강력한 조언으로 부동산 재테크에 성공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아내의 금융정보를 과소평가하는 편인데 부동산 분야는 아내의 판단이 나보다 낫다”고 말했다.

부부가 함께 재테크를 고민하는 사례도 있다.

동원증권 조홍래 리서치센터장은 2, 3일에 한 번씩은 아내와 자산관리에 대한 정보를 나누고 의논한다. 아내가 재테크에 참여하고 있는 비율도 70%로 자신보다 많다. 아내는 언론에서 새로운 금융상품을 접할 때마다 항상 남편에게 질문하는 습관이 있다고 한다. 포트폴리오는 수익증권과 예금이 25%씩, 부동산이 50% 정도로 구성돼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이근모 부사장도 부인이 자산 운용을 100% 맡고 있다. 주식형 펀드에 50%, 부동산과 예금에 각각 30%, 20%를 투자했다.

LG투자증권 박윤수 리서치센터장은 “아내가 말해주는 체감경기가 새로운 정보가 되는 경우도 많다”며 “재테크에 대한 여성의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아내가 궁금해하는 재테크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해 준다”고 말했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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