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공연예술제]가을, 문화산책 하실래요

  • 입력 2003년 9월 28일 17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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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서울공연예술제' 해외초청작인 미국 무용가 모린 플레밍의 'after Eros' 완전 누드를 통해 태초를 자랑하는 플레밍의 느릿느릿한 움직임은 마치 자기 몸을 돌로 변형시키는 것 처럼 보인다.》

‘대학로에서 놀자!’

연극과 무용의 축제 한마당인 ‘2003 서울공연예술제’가 10월 4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마로니에공원 야외극장에서 개막해 11월 2일까지 한 달여에 걸친 일정에 들어간다.

서울공연예술제는 문예회관 예술극장을 비롯한 대학로의 극장들과 장충동 국립극장, 홍익대 앞 극장 및 거리 곳곳에서 열린다.

이번 예술제에는 공식 초청된 30여 편의 국내외 연극 및 무용 작품들 외에도 거리퍼레이드, 야외공연, 로비음악회 등 다채로운 행사가 마련된다.

올해 주제는 ‘공연예술! 그 무한한 공간을 위하여’. 이 예술제를 맡은 이종훈 예술감독은 “새로운 형식의 공연과 실험성 강한 작품들을 다수 포함시켰다”고 밝혔다.

그런 점에서 ‘새로운 공간을 찾는 젊은 연극 초대전’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 극단 가변의 ‘On Air 햄릿’, 극단 사다리움직임연구소의 ‘휴먼 코메디’ 등 8편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공식초청작으론 연극 부문에서 극단 물리의 ‘서안화차’ 등 8개 작품이, 무용 부문엔 가림다 현대무용단의 ‘시간 속의 심판’과 박인자 발레단의 ‘삼륜 자전거를 타고’ 등 12편이 각각 마련됐다.

해외 공식 초청작은 러시아 극단 리체이넘의 ‘오이디푸스 왕’(연극)등 6편이다. 이중 미국 모린 플레밍 무용단의 ‘After Eros’에서는 무용수가 완전누드로 등장한다.

서울공연예술제는 서울연극제와 서울무용제를 합쳐 2001년부터 치러온 행사. 올해부터는 통합 예술감독제를 처음 도입했다. 같은 밑그림 위에서 두 장르가 한데 어우러진 축제판을 만들겠다는 시도란 점에서 눈길을 끈다.

공식 초청작과 자유 참가작 공연 안내를 포함한 자세한 정보는 ‘서울공연예술제’ 홈페이지(www.spaf21.com)에 있다. 02-3673-2561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이 무용은 꼭 보세요▼

아이고

● 아이고

‘아이고’는 답답함, 놀라움 등 인간의 다양한 내면을 담아낸 언어. 관객과의 소통을 적극적으로 시도하는 ‘아이고’에서 무용수들은 객석으로 내려가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함께 이야기한다. 안애순무용단, 안애순 안무. 10월 12일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대극장.

● 삼륜자전거를 타고

처참하고 슬픈 유랑민들의 생활을 형상화한 창작발레. 부조리극작가 페르난도 아라발의 희곡 ‘환도와 리스’를 모티브로 했다. 폐허와 같은 세상, 떠돌이들이 유토피아를 찾아 나서는 길을 표현했다. 박인자발레단, 박인자 안무. 10월 22, 23일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대극장.

●Active Zone 2003

즉흥공연. 즉석에서 만들어 낸 ‘예기치 않음의 조화’를 만날 수 있다. 무용수들은 스스로 새로운 환경과 창작 재료를 발견해간다. ‘You Moving Exchange’ 무용단, 미나 유 안무. 10월 14, 15일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소극장.

추천:무용평론가 장광렬씨· 춤 전문지 월간 ‘몸’ 박성혜 편집장

볼만한 무용
제목날짜 장소 주요 내용
Color of Life10월 22,23일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대극장서울발레시어터, 제임스 전 안무. 부모 뜻에 따라 결혼한 젊은이에게 또 다른 갈등이 시작된다.
시간 속의 심판10월 28,29일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대극장가림다무용단, 김남식 안무. 권력을 이용해 사랑마저 짓밟는 힘과 여기에 대항하는 용기와 사랑.
얼음 강10월 28,29일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대극장창무회, 김매자 안무. 살얼음판 위로 내딛는 발은 우리네 삶에 대한 의문부호를 상징한다.
강철새잎10월 14,15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춤 다솜 무용단, 조훈일 안무. 아기 손처럼 봄볕에 눈 부비며 고목에 새순이 돋아난다.
After Eros10월 25, 26일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대극장모린 플레밍 안무. 태초의 인간이 지닌 신비와 순수를 완전 누드를 통해 표현.

▼이 연극은 꼭 보세요▼

● 졸업

졸업

평범하게 살아 온 수정은 55세에 암 선고를 받은 뒤 지인들을 모아놓고 ‘생전 장례식’을 치르는데…. 죽음은 단절이 아니라 더 큰 세상으로 나가기 위한 졸업이다. 극단 컬티즌, 이만희 작·황인뢰 연출. 10월 25일∼11월 2일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소극장.

● 서안화차(西安火車)

진시황의 지하궁전이 있는 중국 시안(西安)으로 가는 기차에서 과거를 떠올리는 상곤. 동성애 상대에 대한 집착과 상처들. 죽음을 정복하려했던 진시황의 욕망과 금지된 사랑을 얻고자 한 상곤의 일그러진 심리가 교차한다. 극단 물리, 한태숙 작·연출. 10월 4∼19일 정미소.

● 상자 속 한 여름밤의 꿈

사랑을 찾아 숲을 헤매는 네 명의 젊은 남녀, 공작의 결혼식 축하공연을 하기 위해 숲 속에 모여 연극연습을 하는 직공들, 숲의 정령들이 펼치는 웃기는 이야기. 공연창작집단 뛰다, 박지선 작·이현주 연출. 10월 4∼9일 바탕골 소극장.

추천:연극평론가 오세곤씨·세종대 영화예술학과 김태훈 교수

볼만한 연극
제목날짜 장소 주요 내용
갈매기10월 18∼20일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대극장 러시아 극단 유고자파드, 안톤 체홉 작·벨라코비치 연출. ‘누가 선인(善人)이고 누가 악인(惡人)인가’를 묻는 비극.
휴먼 코메디10월 4∼6일 학전블루극단 사다리움직임연구소, 임도완 연출. 가족, 냉면, 추적 등 세 가지 에피소드.
On Air 햄릿10월 7∼19일 혜화동1번지극단 가변, 송형종 연출. 학살자라는 낙인이 찍혀 사회적 죽음을 맞은 아버지의 명예 회복하기.
Epizoo, Afasia10월 8∼10일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소극장마르셀 리의 퍼포먼스. 특수장치를 이용해 관객이 공연자의 엉덩이, 입, 코 등을 움직이게 한다.
구사일생10월 4∼9일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대극장극단 가교, 박장렬 연출. 연극의 마지막 리허설이 예정된 극장에서 시민단체 창립식이 열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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