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퓨전 뮤지컬' 붐…춘향이가 인당수에 빠졌대요!

  • 입력 2003년 9월 22일 17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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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과 콘서트를 합한 형식의 쇼 뮤지컬 ‘펑키 펑키’. 올 가을에는 국악과 뮤지컬을 결합한 ‘인당수 사랑가’, 오페라와 뮤지컬이 퓨전된 ‘라 트라비아타’ 등 다양한 형식의 뮤지컬이 공연된다. 사진제공 공연기획 POA
뮤지컬과 콘서트를 합한 형식의 쇼 뮤지컬 ‘펑키 펑키’. 올 가을에는 국악과 뮤지컬을 결합한 ‘인당수 사랑가’, 오페라와 뮤지컬이 퓨전된 ‘라 트라비아타’ 등 다양한 형식의 뮤지컬이 공연된다. 사진제공 공연기획 POA
심 봉사를 모시고 사는 외동딸 춘향은 고을 원님의 아들 몽룡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원님은 신분의 차이를 들어 두 사람의 교제를 허락하지 않고, 몽룡을 한양으로 보내는데…. 사랑을 얻지 못한 춘향은 결국 인당수에 몸을 던진다.

우리에게 친숙한 ‘심청전’과 ‘춘향전’을 섞어놓은 듯한 이 이야기는 요즘 서울 성북동 삼청각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인당수 사랑가’의 내용. 각기 다른 작품들의 줄거리를 합쳐놓은 이 작품은 형식에 있어서도 국악과 양악이 어우러진 이른바 ‘퓨전 뮤지컬’이다.

가을 뮤지컬 무대에 ‘퓨전 바람’이 불고 있다. 뮤지컬과 국악, 뮤지컬과 오페라, 뮤지컬과 콘서트가 만나는 공연이 잇따라 선보이고 있는 것. ‘인당수 사랑가’ 외에도 뮤지컬과 오페라를 결합한 뮤페라 ‘라 트라비아타’, 뮤지컬에 콘서트를 합친 쇼 뮤지컬 ‘펑키 펑키’ 등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이 같은 공연들은 올봄 내한 공연을 가진 영국 극단 ‘고그마곡스’의 ‘검보점보’(클래식+연극)나 오스트리아 무용단 ‘크리스 해링과 클라우스 오버마이어’의 ‘비비섹터’(무용+비디오 아트)처럼 전혀 다른 장르를 결합해 새 장르를 창출하는 작품들과는 다르다. 최근 선보이는 ‘퓨전 뮤지컬’은 성격이 비슷한 장르들을 결합해 한 단계 높은 재미를 추구하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위) 인당수 사랑가
(아래) 라 트라비아타

:인당수 사랑가: 창극과 뮤지컬, 인형극, 마당놀이를 결합한 이 공연은 서울 삼청각에서 12월 31일까지 계속된다. 지난해 4월 초연 이후 이번이 네 번째 공연이지만 음악을 모두 바꾸고 노래들도 새로 작곡해 거의 ‘신장개업’에 가깝다. 국악에 바탕을 둔 영화 음악과 뮤지컬 음악을 만들어 온 원일이 곡을 만들었다. 춘향, 몽룡, 방자 등의 등장인물 외에 남녀 노인 한 쌍이 해설자로 등장하는 점이 특징. 이들은 판소리를 통해 극중 춘향과 몽룡의 심정을 대변한다. 1만∼4만원. 02-3676-3456

:라 트라비아타: 코리아 뮤페라 컴퍼니가 10월 1∼3일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공연하는 뮤페라. 베르디의 동명 오페라를 뮤지컬 형식으로 꾸몄다. 미국 브로드웨이에서는 뮤지컬 ‘아이다’와 ‘라 보엠’ 등이 제작된 적이 있지만,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시도된다.

사교계의 꽃 비올레타와 청년 알프레도의 비극적 사랑 이야기를 현대 프랑스로 배경을 옮겨 전개한다. 음악은 신시사이저 4대를 동원한 라이브 반주로 이뤄지며, 탭 댄스 등 춤을 곁들여 극의 재미를 더했다. 연출자 박원경은 “중요한 아리아는 베르디 오페라 본래의 분위기를 유지했지만, 팝이나 재즈 스타일의 음악도 곁들여 경쾌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에서 팬텀 역을 맡은 윤영석이 알프레도 역으로 출연한다. 1만∼15만원. 02-573-9195

:펑키 펑키: 뮤지컬의 즐거움과 콘서트의 여흥을 즐길 수 있는 ‘쇼 뮤지컬’을 표방한 작품. 컬트 삼총사로 유명한 개그맨 정성한이 제작, 연출을 맡았다. 그는 “다양한 볼거리(쇼)를 한 무대에서 볼 수 있다는 의미에서 ‘쇼 뮤지컬’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마술과 짧은 영화 상영으로 시작하는 ‘펑키 펑키’는 전속 밴드인 ‘펑키 밴드’의 콘서트로 끝을 맺는다.

‘춘향전’에서 모티브를 따온 작품으로 10월 3일부터 서울 명동 평키 하우스에서 3년 예정으로 장기 공연에 들어간다.

현대의 젊은이 춘이와 몽이, 테리의 3각 관계를 주제로 하고 6개월마다 줄거리를 바꾼다는 것이 제작진의 설명.

탤런트 정태우, 김홍표, 개그맨 김지혜, 베이비복스 멤버 이희진 등이 뮤지컬 배우들과 함께 출연한다. 3만5000∼6만원. 02-548-5887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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