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매미'로 문화재도 '수난'…전국서 191건 파손-유실

  • 입력 2003년 9월 17일 18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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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매미’로 ‘신라의 천년고도’인 경북 경주시를 비롯해 곳곳의 중요 문화재가 막대한 피해를 본 것으로 밝혀졌다.

문화재청은 이번 태풍으로 전국에서 191건의 문화재가 손상돼 88억8500만원(추정)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고 17일 밝혔다. 이와 별도로 경주 사적지구 38군데에서 수목 1200그루가 쓰러지는 등 61억원의 피해를 보았다고 밝혔다.

피해를 본 문화재는 국가지정문화재 68건, 시도 지정문화재 123건이며 국가지정문화재는 △국보 3건 △보물 21건 △사적 27건 △천연기념물 9건 등이다.

피해 유형은 △건물 일부 훼손이 97건 △성곽 부분 붕괴 4건 △지반 일부 유실 16건 △담장 일부 훼손이 59건 등이다.

지역별로는 경남이 112건으로 가장 많고 경북 58건, 전남 11건, 강원 8건 순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지금까지의 피해 규모는 각 시도에서 잠정 집계한 것으로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시도와 합동으로 점검반을 구성해 현지 확인에 나서는 한편 피해복구를 위한 예산을 편성해 조속히 복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주에서는 신라석탑 가운데 가장 오래된 분황사 석탑(국보 30호)을 둘러싸고 있는 담장(높이 1.5m)이 200m가량 무너지는 등 22개소의 문화재가 훼손됐다.

사적 및 명승 1호인 불국사에서도 대웅전 내림마루와 담장이 무너졌고, 중요 민속자료 189호인 양동마을 전통마을 담장 7곳과 축대 2곳, 사적 18호인 안압지 건물 2곳의 외벽도 파손됐다.

강원지역에서도 조선시대 대표적 건축물로 보물 183호인 강릉시 운정동 해운정(정자)이 침수되고, 석가모니 사리보관 사찰인 고성군 거진읍 건봉사지(지방기념물) 부도군지 담장 4m가 유실되는 등 9개소 문화재가 피해를 보았다.

춘천=최창순기자 cschoi@donga.com

경주=최성진기자 choi@donga.com

대전=이기진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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