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패션]난 걸어다니는 캔버스 '유럽풍 회화' 거리 활보

  • 입력 2003년 9월 4일 16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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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 '베스티벨리'

신원 '베스티벨리'

《옷감을 화폭 삼아 수채화 또는 유채화를 담은 듯한 패션 스타일이 시선을 끌고 있다.

이 디자인은 여러 문화의 민속 무늬나 유명 화가들의 명작, 사진 등에서 따온 것이 특징. 캐주얼한 의상에 잘 어울리지만 단순한 디자인으로 실용성을 추구하는 미국식 캐주얼과 느낌이 다르다는 의미에서 ‘유럽풍 회화 패션’으로 불린다.》

이 스타일은 이미 이번 시즌을 겨냥한 추동컬렉션 패션쇼에서 유명한 유럽 디자이너들이 대거 선보였다.

거리에서는 이를 대중화한 디자인들도 자주 눈에 띈다. 요즘 같은 경기 침체기에는 튀는 디자인의 단품(상의 또는 하의 중 하나)을 구입해 다양하게 활용하는 것도 센스 있는 패션법의 하나다.

꼬꼬뱅

프랑스브랜드 ‘꼬꼬뺑’의 수석 디자이너 알랭 네델리앙은 “이번 가을에는 중세의 유화나 현대미술의 팝아트, 그래픽 미술의 모티브를 차용한 디자인들이 많아졌다”고 말한다.

그는 가톨릭 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에서 보이는 중세 문양, 인도 고유의 민속 문양, 도시의 야경 등을 소재로 삼은 화려한 상의들을 선보이고 있다.

스페인브랜드 ‘쿠스토 바르셀로나’가 주제로 삼은 무대는 중세의 르네상스기. 이 시대의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옷 위의 회화’로 재현해 내려 애썼다. 신제품 중에는 중세시대 숲을 배경으로 일하는 여인들과 상인들의 모습이나 옥수수 대나무 등을 소재로 한 풍경화 등이 눈에 띈다.

이탈리아의 여러 패션브랜드를 함께 소개하는 멀티숍 ‘엔코코’에서는 일본 여성의 얼굴에서 모티브를 따온 만화 같은 디자인이나 섹시한 여성을 프린트한 티셔츠를 판매하고 있다. 국내 브랜드인 ‘조이너스’ ‘베스티벨리’ 등에서도 여성의 상반신 모습을 판화처럼 찍어낸 모습의 셔츠를 내놓았다.

‘유럽풍 회화 패션’의 상의는 단순한 디자인과 색상의 하의와 함께 입어야 세련돼 보인다. 스타일리스트 그룹 ‘스카라’의 김희진 이사는 “흰 바지나 청바지, 단순한 디자인의 단색 스커트 등과 곁들여야 지나치게 히피적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꼬꼬뱅

캐주얼한 분위기를 내려면 엉덩이까지는 몸에 달라붙고 다리통은 아래로 넉넉하게 퍼지는 디자인의 흰색 바지 또는 청바지와 곁들이라는 게 그의 조언이다.

또 에스닉한 분위기를 내고 싶으면 단색의 바지 또는 치마를 입은 뒤 민속풍의 벨트, 목걸이, 귀고리 등으로 멋을 내도 좋다는 것. 최근 유행하는 트레이닝복(일명 ‘추리닝’) 스타일의 바지와 함께 입으면 스포티한 느낌도 낼 수 있다.

김현진기자 bright@donga.com

▼Tip 패션 전문가들이 권하는 코디▼

‘유럽풍 회화 패션’을 어떻게 소화하면 좋을까. 패션 전문가 3인이 복잡한 프린트가 그려진 상의를 구입할 경우 추천할 만한 색상과 이에 어울리는 코디네이션법을 조언했다.

범례=①상의 ②하의 ③구두 ④가방

-디자이너 노승은

“프린트 패션의 유행은 우울한 사회 분위기를 잊으려는 심리에서 비롯됐죠. 대담하게 입으세요.”

①빨강, 노랑, 초록 등 화려한 원색이 들어간 셔츠.

②흰 바지나 핑크색 스커트. ③튀지 않는 베이지색 구두.

④베이지색 가방.

-스타일리스트 정윤기

“하의와 상의의 색상을 통일해 단아하게 연출하세요.”

①밝은 분홍색보다 채도가 약간 낮은 ‘인디언 핑크’색이 많이 들어 있는 셔츠.

②‘인디언 핑크’ 색으로만 된 단색 스커트.

③굽이 높고 무릎까지 올라오는 하이힐 부츠.

④상의에 그려진 것과 비슷한 무늬 또는 색상의 가방.

-스타일리스트 박혜라

“상의가 지극히 여성스럽게 느껴지는 만큼 하의는 캐주얼한 디자인이 무난해요.”

①오렌지색 셔츠. ②색이 진하지 않은 청바지.

③오렌지 색상이 약간 들어있는 하이힐. 끈으로 발목부분을 묶는 섹시한 스타일이 좋음.

④셔츠에 쓰인 색상 가운데 주조색과 비슷한 핸드백 또는 데님 소재 가방.

김현진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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