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청소년 문화교류 ‘양광소년’

  • 입력 2003년 8월 29일 10시 06분


22일 ‘양광소년’행사 개막식을 마친 후 한중 양국의 청소년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개막식 행사에서는 중국대표로 장이푸(章一夫·13)군이 전통악기인 콰이반(快板)을 시연했고, 한국 청소년들은 난타를 공연했다.

《27일 중국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시의 한 호텔 앞.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 출신의 장이푸(章一夫·13)군은 애써 쾌활한 표정을 지어 보이며 한 무리의 한국 어린이들에게 작별 인사를 건넸다.

2003 한중 양광소년 음악회

‘양광소년’ 행사중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후베이 우한출신의 장이푸

“오늘 꼭 가야해. 조금만 더 있으면 안돼?”

“그럼 내가 꼭 한국에 갈테니 그때 재미있게 놀자”

“한국말도 열심히 배울게”

‘양광소년(陽光少年)’행사 기간 내내 한국 학생들을 줄기차게 쫓아다니며 한국어 배우기에 열성이었던 장이푸.

그는‘양광소년(陽光少年)’ 개막식에서 중국의 전통악기인 콰이반(快板)을 멋드러지게 연주해 한국 어린들로 부터 많은 박수갈채를 받았다. 또 한중 양국 청소년들의 공식 음악회에서는 빼어난 피아노 연주실력까지 뽐낸 재주꾼. 시도 때도 없이 어눌한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란 말을 연발하던 ‘귀염둥이’ 장이푸는 일주일 동안 정을 나눈 새 친구들과의 이별을 못내 아쉬워하며 돌아섰다.》

한중 양국 청소년 20명이 중국 국영 남방항공(南方航空)과 중국소년아동신문출판총사(中國少年兒童新聞出版總社) 공동주최로 중국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시에서 지난 21일부터 일주일 동안 열린 ‘양광소년(陽光少年)’ 행사를 통해 우의를 다졌다.

청소년들의 국제문화교류 프로그램인 ‘양광소년’ 행사는 올해로 3회째. 중국 남방항공사가 부를 사회에 환원한다는 목적으로 만든 이 행사는 중국 어린이들이 다른 나라 어린이들과의 문화교류를 통해 외국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자는 취지로 매년 개최된다.

한중 양국에서 선발된 20명의 학생들은 일주일 동안 숙식을 같이하며 박물관을 견학하는 등 중국의 문화 예술을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 공식적인 문화교류행사인 음악회에서 선보일 자국의 전통음악 등을 함께 연습하며 우의를 다졌다.

짧기만 한 하루 하루가 지나 어느덧 26일 저녁. ‘양광소년’ 행사의 대미를 장식한 ‘남항2003한중양광소년음악회’가 열린 광저우시 싱하이인웨팅(星海音樂廳)에는 한중어린이들의 문화교류를 보기위해 일반 관람객 400여명이 몰려들었다.

26일 열린‘양광소년’행사의 하나인 ‘남항2003한중양광소년음악회’에서 한국청소년들이 전통예술을 공연하고 있다. 왼쪽 앞부터 시계 반대방향으로 배수원(해금·12·남촌초5학년) 김힘찬(해금·12·남촌초5학년) 강진묵(장구·15) 김현성(피리·15) 김대곤(대금·16·이상 국악중학교 3학년)

이날 공연은 한국학생 대표인 김대곤(국악중학교3년·17)의 대금 연주를 시작으로 가야금 합주와 병창, 피리, 해금 등 한국의 전통음악을 연주했고 중국은 전통악기인 구정(古箏)연주와 중국 전통음악 퉁성(童聲) 공연으로 화답했다.

한중 양국의 청소년들은 행사 말미에 무대에 함께 올라 동요 ‘반달’을 합창하며 공연의 대미를 장식했다.

이날 공연에서 한국학생들의 총연출을 맡았던 성상희국악교육원의 성상희 원장은 공연을 마친 후 “내가 지도했던 학생들은 영남가락을, 국악중학교의 학생들은 웃다리풍물을 배워서 서로 다르게 배운 풍물 가락을 맞추는데 많은 신경을 썼는데, 학생들이 일주일이란 짧은 시간동안 가락을 맞춰 훌륭히 난타공연을 한 것에 대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또, 한국 청소년들에게 가야금을 지도한 성상희국악교육원의 김유진 선생은 “리허설때와는 달리 학생들이 본 공연에서 조금 긴장을 하긴 했지만 무사히 공연을 마쳐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중국의 한 관람객은 “한국의 전통문화 공연을 처음으로 접하게 돼 만족했고, 이 행사를 통해 한국 전통문화를 조금이나마 이해 할 수 있게 됐다”는 소감을 밝혔다.

26일 ‘양광소년’행사의 하나인 ‘남항2003한중양광소년음악회’를 마친후 한중 양국의 청소년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친 뒤 한중 양국의 청소년들은 각자가 준비한 선물을 교환하며 석별의 정을 나눴다. ‘정보화 세대’ 답게 이메일을 교환하며 지속적으로 연락을 하자는 다짐도 빼먹지 않았다.

▼양광소년단 단장 잔둥하오 인터뷰

제3회 남방항공 ‘양광소년(陽光少年)’행사의 중국측 단장을 맡고 있으며 양광소년활동조직위원회 부위원장인 잔둥하오(詹東浩·52)에게 이번 행사에 대해 들어봤다.

‘양광소년’중국대표단 단장 잔둥하오

- 한국전통 문화에 대한 느낌은

처음으로 한국 전통 문화를 체험하는 것으로 매우 신선하고 인상이 깊어 진정한 한국의 문화라는 것이라는 느낄 수 있었으며, 한국과 중국은 예전부터 많은 역사를 공유해 비슷한 점이 많은데 악기 연주를 들은 후의 느낌도 비슷하다.

- 중국측 아이들의 선발과정은

양광소년활동조직위원회란 전국적인 규모의 조직이 구성돼 있다. 이번 대회를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언론매체에 자기소개서와 한 가지 이상의 악기에 대한 특기를 갖춘 16세 이하의 초·중학생들을 선발하는 기준을 발표했다. 10여개월의 모집기간 동안 약 5000여명의 학생을 지원했으며 그 중 10명의 학생을 올 7월25일에 선발했다.

- 양광소년 대회의 결과는

베이징의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1회 대회는 경험 부족으로 큰 효과를 없지는 못했다. 그러나 2회 대회부터는 다른 나라 학생들과의 교류를 시작하는 첫발을 내딛은데 의의를 두고 있다. 3회 대회는 규모가 가장 크고 한중 양국간의 어린이들이 우의를 다지는데 부족함이 없었던 것 같다. 이번 대회에서 한중 양국의 아이들이 동고동락 한 것만으로 충분한 성과를 얻었다. 이 활동을 통한 아이들이 성장할수록 양국을 이해하는 폭도 커질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7월에 중국을 방문한 후 후진타오(胡錦濤) 주석과의 공동성명서에서 문화 예술 교류 등 청소년들을 위한 교류를 확대할 것을 합의했는데 양광소년 활동은 이것에 부합하는 문화교류이다.

- 앞으로의 양광소년 활동에 대한 계획은

아시아의 여러 나라와 문화적 공통점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한국에 대해서 특별한 동질감을 갖고 있다. 그래서 내년에도 한국과 같은 활동을 할 계획이다. 4회대회는 중국이 아닌 한국에서 10월경에 개최되길 희망한다.

▼남방항공 ‘양광소년’ 행사는

‘양광소년’은 중국의 3대 항공사중 하나인 남방항공사가 중국소년아동신문출판총사와 공동으로 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것을 목적으로 2001년에 베이징(北京)의 인민대회당에서 첫 회를 개최한 이래 올해로 3회째.

1회 대회는 중국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가난한 학생들을 지원하는 성격이었으나, 2회째부터는 세계 각국의 어린이들과의 문화교류를 목적으로 그 취지를 바꿨다.

지난해에 열린 2회 대회는 일본의 어린이들과 미술, 그림, 글씨등의 문화 교류와 20여미터에 달하는 대형 화폭을 공동으로 제작해 우정을 나눴다.

최민 동아닷컴 기자 mogu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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