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카' 어떻게 찍었나]전문가용 카메라 2대이상 동원 촬영

  • 입력 2003년 8월 1일 18시 47분


양길승(梁吉承) 대통령제1부속실장의 ‘향응 접대 파문’을 일으킨 ‘제보 비디오’의 촬영 방법과 입수 경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음모설’을 뒷받침하는 결정적인 자료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SBS는 1일 ‘8 뉴스’를 통해 “7월 5일 한 젊은 여성이 전화로 제보한 뒤 그날 저녁 8mm 홈비디오를 방송용으로 편집한 VHS 테이프와 6mm (캠코더) 테이프 등 2개를 보내왔다”며 “촬영자들은 양 실장의 행적을 사전에 치밀하게 파악하고 모두 13시간 넘게 추적하면서 찍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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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는 또 “K나이트클럽 맞은 편 건물에서 줌인과 아웃을 반복하면서 양 실장에 초점을 맞춰 촬영했다”며 “가방에 넣은 몰래 카메라 등을 사용해 2명 이상이 촬영에 가담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SBS는 “제보 비디오는 모두 10분분량이며 나이트클럽 룸 내부를 촬영한 장면은 없었다”고 말했으나, 일각에서는 “13시간 넘게 찍은 데다 SBS로 보내진 일부 테이프가 편집된 것으로 보아 룸 내부를 찍은 비디오도 존재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SBS는 지난달 31일 ‘8 뉴스’에서 ‘제보 비디오’의 내용 중 양 실장이 K나이트클럽의 소유주 이모씨와 인사를 나누거나 포장마차에서 술을 마시는 모습 등을 보도했다.

양 실장이 나이트클럽에 들어서는 장면은 20m 이상 떨어진 내부에서 촬영한 것으로 전문가용 카메라를 사용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KBS 2TV ‘VJ특공대’의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한국씨네텔 변상천 팀장은 “조명이 나쁜 상태에서 촬영했는데도 화면 입자가 고른 것으로 보아 전문가용 혹은 방송용 6mm 카메라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호텔 현관의 장면은 화면의 균형이 일그러져 있어 몰래 카메라로 근접 촬영한 것으로 추측되며 이 경우 양 실장 일행과 면식 있는 이가 찍었을 가능성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편 SBS 보도국 관계자는 “제보자는 양 실장이 묵은 호텔 객실 번호와 이튿날 상경할 때 탔던 자동차 차량번호까지 댔지만 발신지 표시 제한 전화를 사용해 신원을 파악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승재기자 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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