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즘/KBS프로그램 개편]'세대' 교체냐 '코드' 교체냐

입력 2003-06-12 19:03수정 2009-09-29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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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KBS 프로그램 개편 설명회. 정연주 사장(왼쪽에서 세번째)이 ‘미디어 포커스’ ‘대안 2003’ ‘인물현대사’ 등 신설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
《‘새 술은 새 부대에? 속셈은 코드 전환?’ KBS 정연주(鄭淵珠) 사장이 12일 취임 후 처음으로 내놓은 프로그램 개편안(23일부터 시행)의 특징이다. 정 사장은 이날 사회 각 분야의 개혁을 촉구하는 시사 프로그램의 전진 배치와 방송 프로그램 진행자의 ‘세대교체’를 적극 천명하고 나섰다. 그가 밝힌 이번 개편안의 키워드는 ‘개혁’ ‘시민참여’ ‘시사프로그램 강화’ 등.》

‘새 술은 새 부대에? 속셈은 코드 전환?’

KBS 정연주(鄭淵珠) 사장이 12일 취임 후 처음으로 내놓은 프로그램 개편안의 특징이다. 정 사장은 이날 사회 각 분야의 개혁을 촉구하는 시사 프로그램의 전진 배치와 방송 프로그램 진행자의 ‘세대교체’를 적극 천명하고 나섰다. 그가 밝힌 이번 개편안(23일부터 시행)의 키워드는 ‘개혁’ ‘시민참여’ ‘시사프로그램 강화’ 등.

주말 저녁 황금시간대인 오후 9시대를 시사프로들로 포진시킨 것이 우선 눈에 띈다. KBS 1 ‘뉴스 9’의 주말 방송시간을 현행 45분에서 30분으로 단축하고, 뒤이어 신문방송에 대한 본격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인 ‘미디어포커스’(토요일)와 ‘취재파일 4321’(일요일) 등 시사프로그램을 배치했다. 또한 토요일 오후 8시에는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부조리를 짚어보고 개혁과제를 점검하는 ‘대안 2003’(가제)이 신설됐다.

그러나 ‘대안 2003’의 경우 PD와 기자들이 모여 정치 경제 사회 언론 등 사회전반에 대한 개혁 프로젝트를 진행하겠다는 야심만만한 의욕에도 불구하고 아직 프로그램 제목이나 기획안조차 마련되지 않았다.

이규환 기획제작국장은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PD와 기자 등 14명이 3일 전 처음으로 모여 프로그램 방향을 논의 중”이라며 “국장의 의견보다는 제작진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우선시하는 시스템의 변화 때문에 프로그램 진행이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날 발표회에 참석한 기자들은 “개혁이란 이름으로 급조된 프로그램인 듯한 인상이고, 준비 부족으로 인한 ‘부실화’가 우려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역사스페셜’ 폐지와 ‘인물현대사’ 논란=정 사장은 우선 최근 조기 종영으로 논란을 빚은 ‘역사스페셜’ 후속 프로그램으로 공정성과 관련해 논란을 빚고 있는 영화배우 문성근씨가 진행하는 ‘인물현대사’를 편성한 데 대해 “대학에 들어가서 다시 배워야 하는 현대사 공부를 KBS가 대신 해주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인물현대사는 음악가 윤이상, 광주민주화운동 때 시민군으로 활동했던 윤상원, 노동운동가 전태일, 고 이한열군 어머니 배은심, 86년 부천서 성고문사건 피해자 권인숙씨 등 현대사 인물들을 재조명할 계획이다.

‘인물현대사’를 제작하는 이상요 부장은 “대학교수 등으로 구성된 자문위원들이 인물을 선정하는데 초반에는 선명한 인상을 주기 위해 한쪽 편의 인물들이 주로 선정됐다”고 실토해 ‘편향성’을 인정했다.

특히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인물현대사’ 진행자인 문성근씨에 대한 적합성 논란과 MC 교체 의향에 대한 질문이 잇따랐다. 특정 정치인의 선거운동을 공개적으로 했던 인사가 논란이 팽팽한 현대사 인물을 다루는 공영방송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는 것이 적절한가에 대한 문제제기였다.

이에 대해 정 사장은 “요즘처럼 정치참여가 활발한 사회에 ‘정치참여’를 이유로 방송진행 을 맡기지 못한다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MC 교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정 사장은 또한 “미국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당시 백악관 특별고문을 지낸 조지 스테퍼노펄러스는 퇴임 후 ABC 시사토크 프로그램의 사회를 맡기도 했다”고 말해 공영방송의 중립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인상을 주었다.

▽간판급 MC 교체=KBS는 18년간 KBS1 ‘가요무대’를 지켜온 김동건 아나운서가 프로그램 유지에도 불구하고 후임자도 정해지지 않은 채 전격 경질된 데 이어 ‘심야토론’의 길종섭, ‘100인 토론’의 정진홍씨 등 간판급 프로그램의 MC들이 대거 교체된다.

그러나 ‘역사스페셜’의 유인촌, ‘가요무대’의 김동건 아나운서 등에 대해 개편을 불과 며칠 앞두고 급작스럽게 교체를 단행해 본인은 물론 시청자들로부터 ‘무리한 교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취임사에서 ‘젊은 KBS’라는 화두를 던졌던 정 사장은 이날 개편 설명회에서 “각 프로그램 진행자의 교체 여부는 말하지 않았지만 가능하면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 것이 좋기 때문에 오랫동안 해 온 MC들의 경우 바꾼다는 원칙을 세웠다”고 밝혔다.

취재진으로부터 “나이나 경력순으로 MC를 교체한다면 20년째 ‘전국노래자랑’의 사회를 맡고 있는 송해씨도 바꾸는 것이냐”는 질문이 나왔다. 장윤택 제작본부장은 “기존 프로그램의 패러다임 혁신이 필요한 프로그램만 바꾼다는 것”이라며 “‘심야토론’의 경우 토론에 참여하는 연령을 낮출 필요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는 사회자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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