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준8단의 결정적 장면]제34기 SK엔크린배 명인전 본선

  • 입력 2003년 5월 30일 18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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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기 SK엔크린배 명인전 본선 9국/백 이세돌 7단 흑 유창혁 9단/126수 끝 백 불계승

유창혁 9단과 이세돌 7단의 대결은 구마적과 신마적의 대결처럼 또 다른 재미가 있다. 둘 다 공격 바둑이지만 스타일은 무척 다르다. 유 9단이 상대를 꼼짝 못하게 만들어 꾹 눌러버리는 반면 이 7단은 카운터블로를 숨기고 있다가 단방에 날려버린다. 그래서 유 9단의 바둑은 공격적이지만 유연하고 이 7단의 바둑은 수비적이지만 격렬하다.

흑은 초반 우상귀 정석에서 대성공을 거뒀지만 중앙 전투에서 몇 차례 실수를 저질러 하변 흑대마가 위험에 빠졌다. 물론 이 대마만 별 탈 없이 살아가면 흑 승.

그러나 이 7단의 날카로운 단도가 장면도 백1에 가서 푹 박혔다. 흑 대마의 생사를 미궁에 빠뜨린 정문의 일침이었다. 이후 진행은 참고도. 흑5에 대해 백6의 슬라이딩이 흑의 발목을 걸어 넘어뜨리는 수였고 흑7의 붙임에 백8의 올라섬이 백의 목줄을 죄는 올가미와 같은 수. 결국 흑 대마는 살아갔지만 ‘가’ ‘나’로 끊겨 중앙 흑의 기둥말이 잡혀서는 완전 역전됐다.

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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