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태양의 계절…머리는 햇볕이 싫다

  • 입력 2003년 5월 25일 17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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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토너 이봉주 선수의 모발 이식 사실이 알려지면서 머리카락 건강이 때 아닌 관심을 받고 있다.

일부 약국에서는 ‘대머리 탈출 프로그램’ ‘탈모방지 프로그램’ 등의 약품 광고 플래카드를 걸어 놓기도 한다.

사실 탈모를 걱정하는 정도는 아니라 해도 여름철 두발 관리는 골칫거리다. 강렬한 태양광선과 땀이 두피와 모발에 매우 좋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두문불출하며 집 안에만 있을 수도 없다. 어떻게 하면 건강한 머리를 유지할 수 있을까.

▽자외선과 땀 조심=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이 가려움증, 비듬, 각질, 딱지, 붉은 점, 고름 등 두피 염증을 앓고 있다. 모발 손상까지 합친다면 머리카락이 건강한 사람을 찾는 게 힘들 정도다.

가족에게 부탁해 머리카락을 헤쳤을 때 표면이 빨갛거나 각질이 있으면 염증이다. 봉긋봉긋 여드름 같은 게 있고 눌렀을 때 고름이 나오면 십중팔구 모낭염이다.

여름이 되면 이런 ‘질환’은 악화되기 십상이다. 무엇보다 태양광선에 머리가 노출되는 것은 좋지 않다. 숱이 적은 사람들은 두피에 자외선이 직접 닿아 탈모가 촉진될 수도 있다.

따라서 외출할 때는 모자를 쓰는 게 좋다. 야구 모자는 땀이 잘 배출되지 않아 모공을 막을 우려가 있기 때문에 자주 모자를 벗어 땀을 말려줘야 한다. 두피에 염증이 있으면 뚜껑 없이 챙만 있는 모자가 좋다. 그러나 이 경우 자외선에 노출된 모발이 상할 수 있다. 젤 무스 등 헤어스타일제는 햇볕에 녹아 끈적끈적해지면서 모공을 막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만약 사용한다면 두피 표면에 닿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바르도록 한다.

▽머리 제대로 감기=자주 머리를 감는 사람이 많지만 의외로 제대로 감을 줄 아는 사람이 드물다. 보통 두피가 건성이면 이틀에 한번, 지성이면 매일 머리를 감는다. 그러나 여름철에는 땀을 많이 흘리기 때문에 누구나 하루에 1회 이상 감는 게 좋다.

아침에 한번, 저녁 귀가 후 다시 감도록 한다. 땀이 유난히 많다면 중간에 또 머리를 감아주는 게 좋다. 아침에는 샴푸나 비누를 쓰고 그 외에는 물로만 씻는다.

머리 감는 요령은 이렇다. 먼저 36도 안팎의 미지근한 물로 머리를 적신다. 샴푸를 손바닥에 떠서 가볍게 머리를 문지른다. 거품은 많이 내지 않아도 좋다. 헹궈낸 후 다시 샴푸를 머리에 바른다.

이번에는 손가락 끝 부분으로 마사지하듯 문지른다. 절대로 손톱으로 두피를 긁어서는 안된다. 두피에 샴푸액이 골고루 닿도록 하고 1∼2분 후 씻는다. 최소한 2분 이상 헹궈 샴푸기가 남아있지 않도록 한다.

샴푸를 선택할 때는 자신의 머리 상태를 고려하도록 한다. 비듬 등 두피염증이 있으면 치료를 겸한 샴푸를 쓰는 게 좋다. 두피염증이 있으면 린스를 쓰지 말아야 한다. 모발 보호를 위해 사용하더라도 두피에 최대한 닿지 않도록 한다.

말릴 때는 수건으로 비비지 말고 두드리고 터는 게 좋다. 헤어드라이어를 사용할 경우 차가운 바람으로 머리를 말린다. 따뜻한 바람을 사용해야 한다면 저온으로 하되 20∼30cm 정도 떨어져 말려야 한다.

보통 헤어드라이어를 사용하면 모발을 손상시키지만 두피 건강에는 크게 문제가 없다. 단 두피 염증이 있는 사람은 뜨거운 기운이 염증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하도록 한다.

머리가 젖은 상태에서 빗질을 하면 모발이 상하기 쉽다. 빗질은 머릿결 방향으로 하도록 한다.

(도움말=연세대 원주의대 원주기독병원 피부과 이원수 교수, 리치피부과 오준규 원장)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

▼여름철 머리감기 5계명 ▼

1. 가능한 하루에 1회 이상 머리를 감는다.

2. 손톱으로 두피를 절대 긁어서는 안된다.

3. 제대로 헹궈 샴푸기를 완전히 없애야 한다.

4. 두피 염증이 있으면 린스를 사용하지 않는다.

5. 수건으로 비비지 말고 두드리고 털면서 말린다.

▼Q & A▼

Q. 머리를 자주 감으면 머리가 많이 빠지는가.

A. 머리를 감을 때 빠지는 모발은 그냥 둬도 저절로 빠지게 돼 있는 것으로 휴지기 모발이라고 한다. 따라서 머리를 자주 감는다고 머리가 더 빠지거나 많이 빠지는 일은 없다. 오히려 두피에 기름기가 쌓여 비듬이 심해지고 피부염증이 생기게 되며 탈모를 부추길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청결을 유지하는 게 좋다.

Q. 머리를 심하게 긁었는지 많이 빠졌다. 탈모 가능성이 있나.

A. 그렇지 않다. 50만개의 모공에서 머리카락이 나는데 보통 10% 정도는 빠지고 새로 나는 것을 되풀이한다. 하루 평균 50∼100개 정도의 머리카락이 빠지는 셈이다. 만약 머리를 긁어 보통 때보다 많이 빠진 것으로 보여도 실은 2, 3일 후 빠질 게 미리 빠지는 것과 같다.

Q. 머리가 빠지는 것은 어떤 이유 때문인가.

A. 탈모는 일반적으로 유전적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 또 호르몬 분비 시스템에 문제가 생겨 머리가 빠지기도 한다. 스트레스와 두피염증으로 인해 직접 탈모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일단 탈모가 진행된 뒤라면 이런 이유로 인해 탈모의 속도가 빨라지게 된다.

Q. 지성과 건성 두피를 구분하는 방법은….

A. 보통 아침에 머리를 감은 뒤 오후 6시경 기름기가 있다면 지성두피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2일 이상 머리를 안 감아도 기름기가 없으면 건성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단 머리의 길이와 관리 방법 등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생길 수 있다.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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