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철교수의 性보고서]당신 바람피우려고 수술했지?

  • 입력 2003년 4월 27일 17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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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 글로벌조사에서 “남성은 사랑보다 섹스에 더 관심이 많다고 생각하느냐”는 설문에 여성(56%)이 남성(47%)보다 많이 “그렇다”고 응답했다.

또 “여성은 정서적으로 교감하는 배우자와만 섹스를 즐길 수 있나”는 설문에는 여성의 66%가 “그렇다”고 응답해 남성의 인식(48%)과 차이를 보였다.

남성은 성기로, 여성은 뇌로 성행위를 한다는 고전적 명제가 사실로 확인된 사례다.

남성은 발기장애가 생겼을 때 발기라는 물리적 힘을 되찾으면 부부 사이의 모든 갈등이 해결될 것으로 믿는다.

남성들은 발기에 문제가 있으면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성관계를 피하려 하기 때문에 부인은 남편이 자신에게 매력을 잃고 다른 여자가 있을지 모른다고 오해해 자존심이 상하고 분노하며 증오한다.

그렇다고 먼저 이야기를 꺼내면 밝히는 여자로 비하당하거나 남성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것을 염려해 눈치만 보고 지내게 되니 불만과 갈등의 골은 깊어만 간다.

여성은 감정을 중요시 하므로 오랫동안 분노의 응어리로 맺힌 가슴이 ‘고장 난 부속품’을 해결했다고 쉽게 풀릴 수 없다.

음경보형물삽입수술을 받으면 성적 흥분과 관계없이 언제나 발기가 가능하게 되지만 여성의 처지에서는 단순히 남편의 몸에 달린 나무막대기에 불과할 수도 있다.

이 수술을 받아 ‘노상서씨’라는 별명을 갖게 된 50대 남성이 어느 날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찾아왔다.

부인이 좋아할 줄 알았는데 남편이 바람을 피려고 수술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더라는 것이었다.

부인은 남편에게 “진정으로 나를 사랑한다면 나는 성관계를 갖지 않아도 좋으니 보형물을 제거해 나에게 사랑을 증명해보라”고 요구했다.

환자는 당황했다. 자신은 오로지 부인을 위해 많은 돈을 들여서까지 수술을 받았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부인은 막무가내였고 “제거하지 않는 것을 보면 나를 사랑하지 않고 다른 여자를 위해 수술한 것이 확실하다”며 이혼을 요구했던 것이다.

남성이 발기부전을 치료할 때 부인과 함께 병원을 찾아와 상담한 경우 부부 모두의 만족도가 더 높은 것도 부부간에 사랑의 교감이 이루어진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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