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물은 알고 있다’ 저자 에모토 마사루 내한 강연회

  • 입력 2003년 3월 24일 18시 51분


에모토 마사루씨
에모토 마사루씨
인간의 몸은 70%가 물이다. 따라서 건강한 삶의 기본은 얼마나 깨끗하고 좋은 물을 먹느냐는 것이다.

‘물은 알고 있다’(나무심는 사람)의 저자 에모토 마사루(江本勝·62)는 물에 천착해 인간의 본질, 삶의 본질을 찾고 있는 사람이다. 요코하마에서 태어난 그는 요코하마 시립대에서 국제관계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의료기기 무역 일을 하던 중 미국에서 파동측정기라는 기계를 접한 뒤 인간의 마음과 의식 상태(파동)에 따라 몸이 달라지는 것을 발견한다. 그는 이 기계를 물에 적용해 인체의 파동과 물의 파동을 활용해 건강을 고치는 대안의학에 관심을 갖다 물의 결정(結晶) 사진을 찍기에 이른다. 8년간의 실험 끝에 그는 물의 결정이 외부 환경에 따라 때로 아름답게, 때로는 일그러져 나타난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세계 물의 날’(22일)을 맞아 21일 오후 7시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동보서적 4층 문화홀에서는 부산환경운동연합 초청으로 그의 강연이 열렸다. 그의 책이 이미 일본에서 13만부, 국내에서는 8만여부가 팔려 나갔다는 점을 반영하듯 이번 행사는 별다른 홍보를 하지 않았는 데도 200여명의 청중들이 참석했다.

수더분한 이웃집 아저씨를 연상시키는 사람 좋은 인상의 그는 미리 준비해 온 슬라이드 자료를 통해 자신이 물의 결정 사진을 찍게 된 계기와 과정을 동영상으로 보여 주면서 외부 환경에 따라 물의 결정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소개했다.

“눈(雪)의 결정도 하나 하나가 모두 다르다는 사실에 착안해 물의 결정도 저마다 다른 얼굴을 갖고 있으리라는 추측을 했다. 그래서 물을 얼려 결정을 찍기 시작했다. 방법은 간단하다. 아주 적은 양을 접시에 떨어뜨려 영하 20도 이하 냉동실에 넣고 3시간 정도 얼린 후 고성능 현미경으로 찍는 것이다.”

그는 물에 어떤 음악, 어떤 말을 들려주느냐에 따라 결정의 모습이 다르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모차르트 교향곡 40번을 들려준 뒤 촬영한 물의 결정(왼쪽)과 헤비메탈 음악을 들려준 뒤의 결정. -사진제공 나무심는 사람

예를 들어 베토벤 교향곡 ‘전원’을 들려 준 결정은 밝고 아름답게 정돈된 모양이지만 분노와 반항의 언어로 가득찬 헤비메탈 곡은 제 멋대로 깨진 형태로 드러났다는 것이다. 또 ‘감사’나 ‘사랑’ 같은 말을 들려주면 물의 결정이 아름다워지는데 반해 욕설을 들려주면 결정이 흩어지고 찌그러졌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세계 각국에서 채취한 물 결정을 보여 줬는데 뉴욕 런던 파리 도쿄 등 대도시의 물은 아예 결정이 형성되지 않았다. 지나친 오염과 염소량 때문에 물이 그만큼 더럽혀졌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에 비해 밴쿠버 취리히 코펜하겐같이 자연환경이 좋은 도시의 물 결정은 아름다웠다.

그의 주장은 인간의 생각과 의식이 인간의 몸에만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물질 세계에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어 주목을 끌었다.

책을 읽고 강연에 참석했다는 주부 이영미씨(40·부산 부산진구 전포동)는 “그가 음악 실험이나 언어 실험을 통해 찍었다는 물의 결정 사진이 과연 얼마나 보편타당한 것인지는 아직까지 받아들이기 힘든 면이 많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우리 삶이 보이는 것뿐 아니라 에너지나 파동 같은 어떤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서도 좌우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그의 주장이 설득력있게 들렸다”고 전했다.

부산=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