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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3월 20일 17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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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샌드위치 전문점이 도심 직장인 대상의 외식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기존 샌드위치가 테이크 아웃을 통한 간식용이라면 정식을 먹듯 자리에 앉아서 먹어야 하는 고급 샌드위치는 잘 차려진 한 끼 식사다.
고급 샌드위치는 호밀빵 등 즉석에서 구운 빵을 재료로 삼아 건강식임을 강조한다. 주문 즉시 내놓는다는 점에서 패스트푸드임에는 틀림없지만 기름에 튀기고 굽는 대신 저지방 샌드위치나 건강을 강조한 메뉴 등으로 ‘슬로푸드’를 지향하는 게 특징. 가격대는 5000∼1만원대로 웬만한 정식 값에 버금간다.
시티뱅크 여신업무부 홍유화씨(26)는 “자연식 샌드위치를 먹고 나면 속이 부대끼지 않아 좋다”고 말했다. 최근 직장인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고급 샌드위치 가게들의 대표 메뉴를 살펴본다.
[1] 투썸 플레이스의 메트로 립 앤 머 쉬룸(02-3142-5995)
통밀을 섞은 오트밀로 구워 낸 화이트 빵에 뼈를 바른 뒤 훈연한 국산 돼지갈비살이 들어간다. 피클과 마요네즈를 섞은 소스를 얹은 뒤 유기농으로 재배된 버섯, 토마토, 피망 등을 넣었다. 5500원. 투썸 플레이스는 CJ가 커피 대신 베이커리 중심의 카페를 표방하며 지난해 신촌에 문을 열었다. 샌드위치를 주문하면 그때부터 빵을 굽는 등 요리에 들어가기 때문에 매장 내에 고객이 기다리는 동안 이용할 수 있도록 인터넷이 연결된 PC, 뮤직박스 등을 갖췄다.
[2] 패리쉬의 에멘탈 (02-3444-0250)
빵을 아래에만 깐 오픈형 샌드위치. 향긋한 에멘탈 치즈를 녹여 빵에 바른 뒤 이탈리아에서 한국의 시금치처럼 일반적으로 먹는 허브의 일종인 루콜라를 얹었다. 소금 후추로 간을 한 햄이 한 장 들어가며 토마토와 루콜라 등 야채는 유기농으로 골랐다. 현재 8900원, 다음달부터 가격이 인상될 예정. 자매 세 명이 운영하며 청담동에 이어 롯데백화점 본점에도 가게를 열었다.
[3] 르뺑의 킹 크랩 (02-549-4717)
크루아상을 반 갈라서 닭고기 베이컨 피망 양파 마늘을 마요네즈와 혼합한 소스를 표면에 바르고 쫄깃쫄깃한 육질의 러시아산 게살을 넣은 샌드위치. 스위스 에멘탈 치즈를 넣었다. 크루아상의 바삭거리는 질감과 고소한 맛이 게살과 잘 어울린다. 1만5000원.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매장이 있으며 하얏트호텔 베이커리 사업부 출신의 주방장 권영복씨가 개발한 자체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4] 슐라스키델리의 디럭스 오리지널 (02-592-0550)
빵의 맛에 승부를 걸었다. 효모와 올리브 기름을 넣어 반죽한 호밀빵이 대표적. 이 호밀빵은 시큼한 맛의 사워도(sour dough), 검은 호밀 반죽, 매운 맛의 할라피뇨 치즈 반죽 등으로 나누어지며 입맛에 따라 주문하면 즉석에서 구워준다.오전에 한번 살짝 구운 뒤 고객이 주문했을 때 완전히 구워서 내놓기 때문에 ‘따뜻한 샌드위치’를 먹을 수 있다. 디럭스 오리지널은 이렇게 선택한 빵에다 저지방 햄과 살라미 소시지, 모차렐라·체다·파르메산 치즈 등을 토마토 양파 양상추 등의 야채와 함께 넣은 것. 6200∼7500원.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본사를 둔 슐라스키델리는 지난해 말 서울 강남에 매장을 연 뒤 롯데백화점 일산·안양·대구점, 갤러리아백화점 압구정점, 애경백화점 수원점으로 매장을 확장했다. 올해 중 점포를 30곳으로 늘릴 계획.
[5] 오봉팽의 스모크 터키 클럽 (02-399-0099)
밀가루에 이스트를 넣고 하루 동안 숙성시킨 사워도로 만든 화이트 빵의 맛이 독특하다. 첫 맛은 시큼하지만 씹을수록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난다. 얇게 구워낸 이 빵으로 미국에서 진공 포장해 들여온 훈제 칠면조 고기와 허브 마요네즈, 베이컨과 체다 치즈, 유기농으로 재배한 로메인 레터스 등을 쌌다. 8500원. 미국 보스턴에 본사를 둔 오봉팽은 광화문에 문을 연 베이커리 카페.
글=하임숙기자 artemes@donga.com
사진=신석교기자 tjr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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