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첼리스트 송희송, 봄의 선율 물 흐르듯…

  • 입력 2003년 3월 3일 18시 19분


코멘트
첼리스트 송희송씨가 토론토 필하모니아와 협연을 마친 뒤 지휘자 켈리 스트래튼과 함께 관객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토론토=고미석기자
첼리스트 송희송씨가 토론토 필하모니아와 협연을 마친 뒤 지휘자 켈리 스트래튼과 함께 관객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토론토=고미석기자
지난 달 27일 캐나다 토론토시 노스요크에 자리잡은 토론토아트센터. 아직도 거리엔 하얀 눈이 소복하게 쌓여있는 추운 날씨였지만 1100석의 연주홀을 꽉 채운 관객들은 첼리스트 송희송(41)이 연주하는 생상의 첼로협주곡 a단조의 선율이 흘러나오자 봄의 활력과 온기를 느끼는 듯 했다.

이날 송씨가 협연한 생상의 협주곡은 프랑스적인 경쾌함과 재기발랄함이 담겨 있는 곡으로 전체가 단일 악장 형식으로 되어 있어 중단 없이 연주한다. 연주상으로는 소규모 곡이지만 테크닉 면에서는 완숙한 기교를 필요로 하는 만큼 연주자들에게는 다소 까다로운 작품으로 평가된다.

토론토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캐나다 출신 지휘자 켈리 스트래튼이 지휘를 맡은 이날 연주회는 캐나다 작곡자인 게리 쿨레샤의 ‘축하 서곡’으로 시작, 송씨의 첼로협연, 베토벤 교향곡 8번 등으로 이어졌다.

파란색 드레스 차림의 무대에 선 송씨는 연주복 만큼이나 밝고 상쾌한 연주를 들려주었다. 특히 현과 목관의 피치카토 사이를 독주 첼로가 누비면서 오케스트라와 대화하듯이 주고 받는 부분에서 송씨는 지휘자와 완벽한 호흡을 보여주면서 물흐르듯이 매끈한 연주솜씨를 보여주었다. 협연이 끝난 뒤 송씨는 관객들의 박수갈채속에 3차례나 무대에 나와 인사를 했다.

그는 “연주자에게는 여러 지휘자 및 교향악단과 호흡을 맞추고 다양한 무대에 서보는 것이 최고의 학습 기회”라며 “이번 연주회를 통해 다시 한번 정말 내가 음악을 하고 있구나 라는 즐거움과 긴장을 실감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휘자인 켈리 스트래튼은 “송씨는 음악적으로 매우 훌륭한 감각을 지니고 있으며 작품의 서정성을 잘 표현하는 연주자”라며 “특히 소리 사이를 유연하게 이어나가는 솜씨가 탁월했다”며 그의 기량을 높이 평가했다.

첼리스트 송씨는 서울대 음대에 이어 오스트리아의 비인 국립음대를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수석 졸업했다. 슈투트가르트 챔버 오케스트라, 체코의 프라하 심포니 등 해외에서의 성공적인 협연을 통해 활발하고 수준높은 연주활동을 펼치고 있는 그는 이번 연주를 통해 다시 한번 국내를 활동기반으로 한 연주가들의 해외진출 가능성을 확인시켜 주었다.

이번 연주를 주선한 쇤브룬 뮤직컨설팅의 권숙녀 회장은 “국내에 훌륭한 재능을 지닌 젊은 연주자들이 많지만 구미에 널리 알려지지 않은 점이 아쉽다”며 “앞으로도 젊은 음악인들이 세계 수준의 음악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한국 연주자들의 해외진출을 꾸준히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토론토=고미석기자 mskoh119@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