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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1월 22일 18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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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사실은 최근 예술사학자인 랩 해트필드 시러큐스대 교수가 8년간의 연구 결과를 모아 출간한 ‘미켈란젤로의 부(富)’라는 책을 통해 밝혀졌다. 그는 미켈란젤로의 작품과 사신(私信)들의 연대를 연구하기 위해 편지에 언급된 은행계좌를 조사하다 우연히 막대한 금액을 발견하고 연구의 방향을 완전히 바꿨다.지금까지는 미켈란젤로의 우울하고 상실감에 젖은 편지에 근거해 그가 ‘전형적으로 가난한 예술가’였을 것이라는 추측만 있었다.
그러나 그가 1564년 89세로 사망하면서 남긴 재산은 지금의 돈으로 치면 수천만달러에 달하며 평생 비슷한 수준의 자산을 보유했다고 해트필드 교수는 밝혔다. 이미 20대에 ‘다비드상’ 등으로 명성을 얻었던 미켈란젤로는 이후 교황청으로부터 60만달러에 달하는 연봉뿐만 아니라 개별 작품들에 대해 엄청난 보수를 받았다는 것.
하지만 그는 지독한 구두쇠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가 숨을 거둔 로마의 집에는 변변한 가구나 책, 어떤 고가품도 발견되지 않았다. 또 그가 여러 명의 견습생과 여행하면서 침대를 하나만 사용한 것도 지금까지 알려진 것처럼 성적인 이유에서가 아니라 돈을 아끼려는 목적이었다는 것이다.
박혜윤기자 parkhy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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