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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1월 22일 18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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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시설 충북 음성 꽃동네를 세운 오 신부와 그 주변인물 등이 검찰 내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진 22일 꽃동네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충격 속에서도 ‘절대로 믿을 수도 없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고 확신하는 분위기다.
꽃동네 관계자들은 현재 검찰이 확인했다는 언론보도 내용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는 글을 꽃동네 홈페이지에 올리고 있으며 변호사를 선임해 명예훼손 등 법적 대응을 적극 고려하고 있다. 쇄도하는 언론의 취재 요청도 확실한 대응책이 마련되기 전까지 자제해 달라고 정중히 요구하고 있다.
꽃동네 관계자들은 이번 검찰 내사가 인근에 위치한 광산개발업체와의 마찰로 비롯됐다고 보고 있다. 수질과 환경 오염 등의 이유를 들어 광산 개발을 적극 반대한 꽃동네에 대해 이 업체가 검찰에 의도적으로 정보를 흘렸고 검찰이 이를 토대로 내사를 벌였다는 것.
검찰의 내사에 대해 꽃동네측은 법의 잣대를 들이대면 일부 미흡한 점을 찾아낼 수 있을지 모르지만 도덕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자신하고 있다.
꽃동네 윤시몬 수녀(45)는 “오 신부와 그 가족, 수녀, 수사 등의 명의로 땅을 매입한 사실은 맞다. 이런 일들이 현행법을 위반했다는 것도 인정하겠다”면서 “그러나 이 모든 행위는 좀더 나은 사회복지사업을 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선택한 일로 오 신부와 그 외 사람들의 의도적인 개인비리로 모는 것에 대해서는 절대로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윤 수녀는 “꽃동네말고도 수많은 사회복지시설이 우리와 같은 이유로 언론에 오르내린 적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렇다면 그 시설들 모두가 잘못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또 “법인이 농지를 취득할 수 없는 현행법 자체도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번 사건으로 가장 큰 충격을 받은 오 신부는 현재 꽃동네 내 모처에서 기도를 하며 마음을 진정시키고 있다고 윤 수녀는 전했다.
검찰 내사 사실이 알려지면서 홈페이지와 회원사무실에는 하루종일 격려성 글과 전화가 폭주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서도 방학을 맞아 자원봉사를 위한 학생들의 발걸음은 여전히 줄을 잇고 있다.
한편 이 사건을 내사 중인 청주지검 충주지청은 이르면 다음달 중순 오 신부와 그 가족, 수녀, 수사 등을 소환해 사실을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충주=장기우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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