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김수환추기경 칠레정부 십자대훈장

  • 입력 2002년 11월 10일 17시 56분


칠레정부로부터 훈장을 받은 김수환(金壽煥·사진)추기경. 오른쪽은 솔레닷 알베아르 칠레 외무장관. - 박영대기자
칠레정부로부터 훈장을 받은 김수환(金壽煥·사진)추기경. 오른쪽은 솔레닷 알베아르 칠레 외무장관. - 박영대기자
김수환(金壽煥) 추기경이 10일 오전 11시반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칠레 정부가 주는 베르나르도 오 히긴스(Bernardo O’Higgins) 십자대훈장을 받았다. 이날 행사에는 솔레닷 알베아르 칠레 외무부장관과 페르난도 슈미트 주한 칠레 대사 등 칠레 정부 관계자와 박관용(朴寬用) 국회의장, 조반니 모란디니 교황청 대사, 토머스 허버드 주미대사 등 국내외 인사 100여명이 참석했다.

알베아르 장관은 축사를 통해 “칠레와 한국은 험난한 역경을 딛고 민주주의 건설을 이룩했으며 자유를 향한 양 국민의 열망이 탄압을 받았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며 “국가 권력에 의해 부당한 대우를 받은 가난한 이들, 열악한 노동조건으로 고통받는 이들의 변함없는 벗인 김 추기경께 훈장을 드리게 돼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알베아르 장관은 11, 12일 서울에서 열리는 ‘제2차 민주주의 공동체 회의’ 참석차 내한, 이번 행사에 참석했다.

김 추기경은 답사를 통해 “과분한 훈장이라 여겨지지만, 인권회복을 위해 독재에 맞서 투쟁한 한국의 교회와 많은 인사들의 마음에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채운 공로를 인정해 주는 것이라 믿고 기쁜 마음으로 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베르나르도 오 히긴스 십자대훈장은 1700년대 말 칠레 독립투사인 베르나르도 오 히긴스를 기리기 위해 1956년 제정된 것으로 예술, 과학, 교육, 산업, 상업, 인도주의적 활동에 빛나는 업적을 이룬 외국인들에게 수여해 왔다. 성직자에게 수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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