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인생 60년" 한국무용 진수 무대에…내달 '송범 회고전'

  • 입력 2002년 9월 22일 18시 44분


“나의 인생은 오직 ‘춤’ 뿐이었다.”

송범(宋范·본명 송철교·77·사진)옹이 10월2,3일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춤 60년 회고전’을 갖는다. 그는 “후배 무용인들의 도움으로 이런 자리를 마련하게 되어 감개무량하다”며 “초대감독을 맡았던 국립무용단이 올해로 창립 40주년을 맞아 감회가 더욱 새롭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1부 군무 및 소품, 2부 무용극으로 꾸며진다. 송옹은 반세기 넘게 무용생활을 하면서 심혈을 기울인 한국 무용의 진수를 담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국립무용단이 해외에서 인정받은 작품 중에서 화려한 부채춤과 놀이 무용을 무대로 옮긴 강강술래로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견우 직녀 이야기를 다룬 ‘은하수’, 낙랑공주의 사연을 극화한 ‘그 하늘 그 북소리’ 등 무용극의 하이라이트를 선보이겠다는 것.

그는 초등학교 때부터 ‘장화홍련전’ ‘거리의 목가’ 등 신파극을 즐겨 보았을 정도로 예술인에 대한 꿈을 키웠다. 그가 무용가가 되기로 결심한 계기는 양정중 2학년 시절 최승희 조택원 등 무용가의 공연에 매료되면서. 큰 형의 소개로 1942년 조택원 무용연구소에 들어가 무용계에 입문했다.

“조택원 장추하 선생으로부터 전통 무용과 인도 무용 등을 배웠어요. 한국전쟁 직후에는 육군 공작대 소속으로 ‘한국 무용단’을 창립해 ‘망향’ ‘예술가의 일생’ 등 작품을 발표했죠. 이듬해 부산에서 공연한 ‘불의 희생’은 하루 5회 공연을 했을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던 것이 기억에 생생합니다.”

이어 한국무용협회 이사장, 국립무용단 초대 단장, 중앙대 무용과 교수 등을 지내면서 20세기 한국 춤 예술의 세계화에 앞장섰다. 그는 “국립극장에 30년 넘게 몸 담으면서 하고 싶은 무용은 거의 다 해본 것 같다. 과거에는 춤을 추는 순간이 가장 행복했지만 이제는 후배들 연습시키는 일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송옹은 지금도 숙명여대 대학원에서 후학 양성에 열정을 쏟고 있다. 그는 “전통무용으로 기본기를 닦은 뒤에 창작무용을 배워야 제대로 된 한국춤을 구사할 수 있다”며 “무용인 스스로 춤 연구와 연습에 인생을 바치면 좋은 결실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10월2일 오후 7시반, 3일 오후 5시.1만∼3만원. 02-3141-4706.황태훈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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