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양의 대인관계성공학]부하가 두려운 상사

  • 입력 2002년 9월 12일 16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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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하고 능력 있는 데다 준수한 외모에 좋은 품성까지 갖췄다면 그는 분명 행운의 별을 타고난 사람이다. 바로 김모 과장이 그랬다.

그러나 그에게도 한 가지 약점은 있었다. 동기생들보다 빨리 과장이 됐을 때 그는 딱 꼬집어 뭐라고 말하긴 어려웠지만 아무튼 스트레스가 몹시 심했다.

부하직원들한테 나눠줘도 될 일을 도맡아 처리하느라 늘 시간이 모자랐다. 그나마 친한 후배가 그 점을 지적하기 전까진 자신이 그러고 있는 줄도 몰랐다.

“후배 말이 제가 아랫사람들에게 일 시키는 걸 두려워하는 것 같다더군요. 그제서야 제 문제가 뭔지 알았습니다. 전 정말이지 누구한테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게 싫습니다!”

그러나 그가 자신의 상태를 제대로 표현한 건 아니었다. 그는 이래라 저래라 하기가 ‘싫은’ 게 아니라 그렇게 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뭐 하나 부족한 것 없는 사람이 부하직원이나 아랫사람한테 일 시키는 걸 두려워해서 쩔쩔맨다는 건 상상하기 어렵다. 그러나 실제로 그런 문제로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다.

외적인 조건이 어쨌든 그들은 성장과정에서 겪은 어떤 특별한 경험으로 인해 자신의 낮은 존재 가치에 괴로움을 겪는 사람들이다. 심하면 무의식 속에서 스스로를 조그만 어린애로 생각해 어른에게 공포심리를 갖고 있는 경우도 있다. 그럴 경우 아랫사람한테 지시하거나 명령하는 일이 어려운 게 당연하다.

병적인 경우라면 치료가 필요하겠지만 가벼운 정도라면 자신을 돌아보고 낮은 자존감을 회복하기 위해 애써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 위치에 맞게 아랫사람들에게 일을 나눠주고 지시하는 훈련을 해봐야 한다.www.mind-open.co.kr

양창순 신경정신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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