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경호실장, '고려-거란 전쟁사 연구'로 박사학위

  • 입력 2002년 8월 27일 19시 00분


안주섭(安周燮·56·사진) 대통령경호실장이 내년 2월26일 명지대 졸업식에서 ‘고려-거란 전쟁사 연구’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는다.

이 논문은 고려 개국 초기인 993년부터 30년가량 진행된 고려-거란의 전쟁을 다룬 것으로 그동안의 연구가 서희 강감찬 등 주요 인물의 활약상 부각에 그쳤던 것과 달리 구체적인 전쟁상황과 거의 연구가 없었던 고려-거란관계를 종합적으로 조명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고려-거란 전쟁이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는 달리 3차례가 아니라 6차례라는 것도 밝혀냈다.

현 정부가 출범하면서 육군 중장으로 예편해 경호실장에 취임한 안 실장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임기를 함께 할 전망. 그는 1개월 뒤면 6공시절 이현우(李賢雨) 경호실장의 재임기록(4년7개월)을 깨고 80년대 이래 최장수 경호실장이 된다. 재임 중 한번도 휴가를 가지 않을 정도로 경호업무에 충실해온 안 실장이 3년여의 공부 끝에 박사논문을 쓸 수 있었던 데는 김 대통령의 격려와 주변의 도움도 컸다. 특히 명지대 사학과 교수들은 오후 늦게 직접 경호실을 방문해 안 실장을 개인지도해줬다는 후문이다. 평소 우리 역사에 관심이 많았던 안 실장은 지난해 말 1·21사태 이후 경호상의 이유로 폐쇄됐던 청와대 내 ‘칠궁’을 시민에 개방하기도 했다.

이철희기자 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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