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시집 '무한의 꽃' 佛문단 호평

  • 입력 2002년 7월 29일 18시 21분


최근 파리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문영훈 제2시집 '무한의 꽃 출판기념회 [사진제공=문학사상사]
최근 파리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문영훈 제2시집 '무한의 꽃 출판기념회 [사진제공=문학사상사]
최근 제 2 시집 ‘무한의 꽃’으로 프랑스 시단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한국인 문영훈(46)씨의 소식이 전해지면서 그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궁금증은 “외국어로 문학 작품을 창작하는 것은 해당 외국어의 완숙도에 있어서 최종 단계이고 특히 언어 구조가 다른 한국인이 유럽 언어로 문학 작품을 창작하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인데,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느냐”는 것.

26일 문씨와 전화통화를 통해 프랑스 시 창작을 시작하게 된 동기와 창작에 따르는 어려움 등을 물어보았다.

문씨는 “처음에는 프랑스어로 된 중편 소설을 구상하고 창작에 들어갔는데, 작업이 진행될수록 산문보다 오히려 운문을 창작하는 것이 외국인에게 더 유리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그 이유는 “어차피 외국인으로서 정형적인 프랑스어의 산문 표현에 통달하게 되는 것은 힘드나 운문은 느낌을 적절히 표현하는 단어와 표현에 천착하다 보면 조금씩 적합한 표현을 찾아나갈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 그는 “아직도 귀에 맴도는 하늘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해 밤마다 지우고 다시 쓰는 행위를 반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똑같이 프랑스어로 시를 써도 제3국인의 입장에서 프랑스 사람에게 놀라움을 줄 수 있는 새로운 감수성과 정신을 펼쳐보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프랑스인들은 ‘프랑스 문학의 지평을 넓혀주고 있다’며 내게 고마움을 표시한다”고 밝혔다.

문씨는 부산에서 태어나 1985년 숭실대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했으며 1987년 유학길에 올라 현재 파리 제4대학에서 앙드레 말로에 대한 논문을 준비중이다. 프랑스 시 창작을 시도하던 중 지역 문화원에서 만난 프랑스 시인 로베르 위그 블랭의 격려에 힘입어 시를 발표했다.

그는 “프랑스어로 시 창작을 계속하는 한편, 한국시의 번역 보급작업과 프랑스 예술평론을 개관한 책을 쓰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싶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문씨는 10월에 파리에서 6개국 예술가들이 시 무용 음악 등을 펼치는 국제예술전을 갖기 앞서 9월에 서울을 찾을 예정이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