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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7월 29일 18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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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문씨와 전화통화를 통해 프랑스 시 창작을 시작하게 된 동기와 창작에 따르는 어려움 등을 물어보았다.
문씨는 “처음에는 프랑스어로 된 중편 소설을 구상하고 창작에 들어갔는데, 작업이 진행될수록 산문보다 오히려 운문을 창작하는 것이 외국인에게 더 유리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그 이유는 “어차피 외국인으로서 정형적인 프랑스어의 산문 표현에 통달하게 되는 것은 힘드나 운문은 느낌을 적절히 표현하는 단어와 표현에 천착하다 보면 조금씩 적합한 표현을 찾아나갈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 그는 “아직도 귀에 맴도는 하늘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해 밤마다 지우고 다시 쓰는 행위를 반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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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똑같이 프랑스어로 시를 써도 제3국인의 입장에서 프랑스 사람에게 놀라움을 줄 수 있는 새로운 감수성과 정신을 펼쳐보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프랑스인들은 ‘프랑스 문학의 지평을 넓혀주고 있다’며 내게 고마움을 표시한다”고 밝혔다.
문씨는 부산에서 태어나 1985년 숭실대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했으며 1987년 유학길에 올라 현재 파리 제4대학에서 앙드레 말로에 대한 논문을 준비중이다. 프랑스 시 창작을 시도하던 중 지역 문화원에서 만난 프랑스 시인 로베르 위그 블랭의 격려에 힘입어 시를 발표했다.
그는 “프랑스어로 시 창작을 계속하는 한편, 한국시의 번역 보급작업과 프랑스 예술평론을 개관한 책을 쓰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싶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문씨는 10월에 파리에서 6개국 예술가들이 시 무용 음악 등을 펼치는 국제예술전을 갖기 앞서 9월에 서울을 찾을 예정이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