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프리틴 설문조사]"이젠 어린이라 부르지 마세요" 57%

  • 입력 2002년 7월 18일 16시 06분


프리틴들이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은 무엇일까. 하루종일 주로 무엇을 하며 지낼까. 초등학생들이 느끼는 스트레스는 무엇일까.

동아일보 위크엔드팀은 어린이 경제교육 프로그램 개발업체 아이빛연구소와 함께 서울 도봉구 한신초등학교 4∼6학년생 12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프리틴의 일상 생활과 생각을 들여다봤다.

자신에게 중요한 일을 3가지씩 꼽게 해 우선 순위에 관계없이 합산한 결과 응답자 중 70명이 ‘학교 공부’라고 답해 1위를 차지했다. 그 다음은 ‘컴퓨터 오락 및 인터넷’(35명) ‘특기 수업’(33) ‘학원 가기’(29) ‘독서’(29) ‘운동’(28) ‘집에서 공부’(27) 등의 순이었다. ‘왜 그 일들이 중요한가’라고 이유를 묻고 주관식으로 답하게 하자 어린이들은 ‘나의 미래를 위해 중요하니까’ ‘지식을 쌓을 수 있어서’ ‘공부를 안 하면 커서 일자리를 구하기 힘드니까’ 등으로 답했다.

그러나 중요하게 여기는 일과 좋아하는 일에는 큰 차이가 있었다. 싫은 일을 선택하라는 질문에 가장 많은 어린이가 고른 답은 ‘부모님께 잔소리 듣기’(68명). 이어서 ‘학원 가기’(38) ‘집에서 공부’(29) ‘과외 수업’(23) ‘학교 공부’(19) 순이어서 중요도와 호감도는 오히려 반비례하는 모습이었다.

프리틴들이 하루 생활 중 학교 공부를 제외하고 가장 시간을 많이 들이는 일은 ‘컴퓨터 오락 및 인터넷’(50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상 중 가장 시간을 많이 들이는 일’ 3가지를 꼽게 한 결과였다. 그 다음으로 ‘학원 가기’(47명) ‘TV 시청’(33) ‘집에서 공부’(21) ‘과외 공부’(20) ‘음악 미술 등 특기 수업’(16)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독서’ ‘운동’ ‘학교에서 놀기’ 등이라고 답한 학생은 각각 10명 이하였다.

프리틴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이제는 어린이로 불리는 것이 싫다’라는 항목에 74명이 ‘그렇다’고 답했다. 학년이 높아질수록 ‘어린이’ 호칭을 싫어하는 비율이 높아졌다.

이유로는 ‘무시당하는 것 같아서’(30명) ‘생각이 어른스러워졌으니까’(13) ‘신체적으로 많이 컸기 때문에’(10) 등을 꼽았다. 반면 어린이로 불리는 것이 싫지 않다고 응답한 학생들은 ‘원래 초등학생까지는 어린이니까’(15) ‘어린이는 어른과 달리 순수하니까’(15) ‘청소년이라고 하기에는 내가 아직 어린 것 같아서’(10) 등을 꼽았다.

학생들은 요즘 자신이 가장 스트레스 받는 일로 ‘성적’(59명) ‘외모’(31) ‘미래에 대한 생각’(22)‘부모님과의 갈등’(19) ‘성격에 대한 고민’(18) ‘돈’(17) ‘이성에 대한 고민’(13) ‘친구관계’(10) 등을 꼽았다.

존경하거나 좋아하는 사람을 꼽으라는 객관식 질문에 대해서는 ‘부모님’을 꼽은 학생이 91명. ‘스포츠 스타’(11명) ‘연예인’(6) ‘선생님’(6) ‘목사’ ‘정치가’ ‘기업인’을 제치고 압도적인 1위였다. ‘민족사관학교 형, 누나들’ ‘게임 주인공’ ‘히딩크’ 등 보기에 없는 인물을 별도로 기입한 학생들도 있어 눈길을 끌었다.

미래에 부자가 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는 응답자 중 8명을 제외하고 모두 ‘예’. 이유(복수응답)는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어서’(54명) ‘어려운 사람을 도울 수 있어서’(47) ‘미래 내 자식들에게 필요한 걸 충분히 주고 싶어서’(42) 순이었다. 반면 부자가 되고 싶지 않다는 학생들은 그 이유로 ‘마음이 부자인 것이 더 좋다’ ‘부자들은 인색하니까’ ‘벌써부터 돈에 관심 갖는 게 좋지 않다’ 등을 들었다.

금동근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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