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美 아이다호주 새먼강 투어

  • 입력 2002년 7월 11일 16시 17분


새먼강 인근의 자연온천은 래프팅과 연어낚시 등으로 피곤해진 여행자의 몸을 개운하게 만든다
새먼강 인근의 자연온천은 래프팅과 연어낚시 등으로 피곤해진 여행자의 몸을 개운하게 만든다
숨을 쉬면 ‘초록색 향이 진한’ 공기가 뱃속 저 밑바닥까지 스며든다. 자연림 속의 뜨거운 온천에 몸을 담그는 순간 몸도 마음도 물 속에 녹아든다….

내 고향인 미국 아이다호주의 ‘새먼강(Salmon river)’ 투어, 그 중에서도 ‘자연 온천’의 순간을 말하고 싶다. 새먼강은 로키산맥을 끼고 흐르는 강으로 미국 알래스카와 하와이를 제외한 48개주 가운데 가장 큰 자연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는 곳이다. 댐도 없고 포장도로도 없으며 공해도 없다. 동양인 관광객도 많이 찾지 않는다. 사슴 양 코뿔소의 울음소리와 산 계곡 물 나무만 무성한 곳이다.

4박5일간의 투어 프로그램 중 뜨거운 산 속 온천을 만나게 되는 것은 통상 3일째다. 물길을 타고 래프팅을 하다가 면서 큰 바위, 숲, 야생동물을 보고 연어낚시도 하면서 즐기는 가운데 온천을 만나면 객체로서의 내 몸이 ‘자연의 주체’로 등장하는 느낌이다.

깎아지른 절벽 두 개를 양 옆으로 놓은 길을 지나면 약간의 어둠과 그림자가 고무보트에 드리워진다. 조금 더 노를 저어 가면 마치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자연온천이 나타난다. 그 곳이 그 날의 캠프장소다. 대자연의 한가운데에서 ‘데워진 물’이 피부에 닿는 느낌은 뭔가 다르다. ‘자연의 선물’이라는 생각에 경외감마저 든다.

처음엔 수영복을 입은 채 “Fantastic!” “Amazing!”을 번갈아 외치며 몸을 담그지만 어느새 다들 물에 취해 눈을 감는다. 오랜 명상 뒤에 물을 빠져나오려다 ‘노란빛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 ‘노란빛 현기증’도 함께 밀려온다. 정신이 아뜩해지고 졸졸거리는 물소리 반주에 맞춰 낮잠을 이루고 싶은 순간이다. 한국인 친구들에게 그 이야기를 하니 ‘물아일체(物我一體)’라는 말을 가르쳐 줬다. 내 고향 슈거시티는 인구 2000명의 소도시. 농업지역인 아이다호에서도 시골 중의 시골이다. 새먼강투어를 한 뒤 고향의 감자밭 밀밭을 지나 서울에 오면 자연과 함께 했던 지난 4박5일이 달콤했던 한여름밤의 꿈처럼 느껴진다. 마이크 켈러·뉴스킨코리아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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