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오페라 커플' 알라냐-안젤라부부 12일 공연위해 내한

  • 입력 2002년 6월 8일 22시 47분


‘세기의 오페라 커플’로 불리는 테너 로베르토 알라냐(38),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36) 부부가 12일 오후 7시반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듀오 콘서트를 위해 한국을 찾았다. 7일 입국한 두 사람은 수영 등으로 컨디션을 조절한 뒤 8일 오후 숙소인 서울 리츠칼튼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1996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의 푸치니 ‘라보엠’ 공연 중 휴식시간에 당시 뉴욕시장 루돌프 줄리아니 주례로 결혼(각자 재혼)한 이 음악계 ‘황금커플’은 “서울에는 미남미녀가 넘칠 정도로 많아 놀랐다. 한국인의 따뜻한 환대에 감사하고 있다”는 인사로 회견을 대신했다.

“한국은 여러 가지로 나를 놀라게 합니다. 한국팀의 월드컵 첫 경기에도 깊은 감명을 받았어요. 지금까지 본 최고의 경기 중 하나였습니다.”

이탈리아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프랑스인인 알라냐는 “어릴 적에는 무조건 이탈리아 편이었으나 오늘날 프랑스팀에 이민자의 후예가 많아 프랑스팀을 응원하고 있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부부가 함께 성악가로 활동하는데 불편한 점은 없는가”라고 묻자 게오르규는 “간혹 가벼운 말다툼을 한 뒤 무대에 서면 주인공의 감정이 이입돼 다시 사랑에 빠지곤 한다”고 말했다. 남편 알라냐는 “줄리엣도 되고 비올레타(오페라 ‘라트라비아타’ 주인공)도 되는 아내와 살다 보니 여러 다양한 성격의 여성과 연애하는 셈”이라고 오페라 커플로서의 행운을 표현했다.

알라냐는 “파바로티, 도밍고, 카레라스를 잇는 제4의 테너라는 평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세 사람 모두 절친한 친구이며 그들의 예술을 존경하지만 세대 차가 있기 때문에 나를 그들과 비교하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불공정한 일일 것”이라고 받았다.

“데뷔 초기에는 포르타멘토(두 음 사이를 미끄러지듯 연결하는 것)를 절제하는 등 개성강한 면모를 보여 칭찬과 비난을 함께 들었죠. 오늘날에는 포르타멘토도 자주 씁니다. 예술은 계속 변하지만 전통은 존중돼야 하기 때문이죠.” (알라냐)

두 사람은 각각 남녀 주연을 맡아 연기와 노래를 펼친 프랑스 오페라영화 ‘토스카’(푸치니 작곡)가 금년 중 한국에 개봉될 것이라고 소개하며 음악팬의 관심을 당부했다.

‘황금커플’은 공연을 마친 뒤 14일 다음 공연지인 파리로 출국한다.

▼로얄석 30만원…관람객 600명에 고급와인▼

‘세기의 오페라 커플’로 불리는 테너 로베르토 알라냐(38·프랑스),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36·루마니아)의 내한공연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12일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두 사람의 공연은 로열석 30만원으로 역대 국내 클래식 공연사상 최고가를 기록, 화제를 낳았다. 예술의 전당 측은 이에 따라 공연 때 카드예매 회원을 대상으로 선착순 600명에게 고급 프랑스 와인을 제공하는 등의 적극적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예술의 전당 측이 당초 계획한 ‘깜짝 이벤트’ 중 하나는 알라냐의 고국인 프랑스 축구팀 초청. 예술의 전당 관계자는 “프랑스팀 엔트리에 맞춰 좌석을 비워놓고 있으나 프랑스팀의 성적이 부진, 아직 참가할지 확정하지 못했다는 대답을 들었다”고 밝혔다. 예술의 전당 측은 프랑수아 데스쿠엣 주한 프랑스대사와 시칠리아계인 알라냐에게 ‘부모의 고국’ 대사인 프란체스코 라우시 주한 이탈리아 대사도 초청해놓고 있다는 후문. 이상주(李相周) 교육부총리와 청와대 수석비서진들도 공연을 관람할 예정이라고 예술의 전당 관계자는 말했다.주요 내한음악가 공연마다 1급 좌석을 구입, 지인들을 초대해온 디자이너 앙드레김은 이번 공연에서 R석 티켓 12장을 구입했다고 예술의 전당 측은 밝혔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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