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운교수의 여가클리닉]부부싸움뒤 스트레스 해소는…

  • 입력 2002년 5월 16일 14시 46분


Q : 40대 가장 윤용선입니다. 요즘 아이교육과 경제문제로 아내와 말싸움이 잦아졌습니다. 이전에는 큰소리가 나곤 했는데 요즘은 아이들 눈도 있고 해서 제가 그냥 집 밖으로 나와버립니다. 그런데 문제는 나와서 갈 곳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스트레스를 마땅히 풀 방법이 없다는 사실이 저를 더 화나게 합니다. 아내와 싸웠다고 이 나이에 친구를 불러낼 수도 없고요. 이런 상황에 갈만한 곳을 추천해 주세요.

A : 요즘 화제가 되는 ‘위기의 남자’라는 드라마가 생각나는군요. 며칠 전 친구들과 식사하던 중 이 드라마가 화제가 된 일이 있습니다. 갑론을박 끝에 남자들은 드라마의 감상을 두 가지로 정리했습니다. 하나는 안대를 벗은 궁예에 대한 배신감이고 다른 하나는 황신혜의 리얼한 연기입니다.

관심법 운운하던 그 폼 나던 목소리가 그렇게 처량하게 변할 수 있다는 사실에 남자들은 열 받아 했습니다. 동시에 황신혜의 연기가 부부싸움할 때 자신들의 아내와 너무도 똑같다는 사실에 남자들은 무척 쓸쓸해 했지요. 그 독기어린 말투하며 싸늘한 표정이 정말 남의 일 같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제 친구들은 서로의 부부싸움 형태에 대한 비교연구로 논의를 발전시키며 한참 동안 씩씩댔습니다. 드라마에서처럼 다른 여자와 바람이라도 피우고 그렇게 당한다면 차라리 행복할 거라는 정말 용감무쌍한 친구도 있었지요. “아내가 무서운 당신, 떠나라!”며 목소리를 높였지만 결국 모두 집으로 일찍 돌아갔습니다.

용선씨! 큰소리치고 나와봐야 마땅히 갈 곳 없는 것은 대한민국 모든 남자가 다 똑같습니다. 외국에서야 마음껏 달리며 스트레스를 해소한다고 합니다만 우리 실정에서 그럴 장소가 별로 없죠. 대신 미니카를 타고 마구 달려보는 것은 어떨까요? 에버랜드 스피드웨이(031-320-8987∼8)에 가면 미니포뮬러 카트를 탈 수 있습니다. 아이들 장난감같은 크기의 카트지만 속도만큼은 장난이 아닙니다. 시속 70㎞까지 달릴 수 있는데 체감속도는 3배랍니다. 바닥에 딱 붙어서 달리다가 코너를 전속력으로 돌 때 그 쾌감은 싸늘한 아내의 얼굴을 잊기에 충분합니다. 아내가 두려운 남자들끼리 동호회를 만들면 정기적으로 카레이서가 된 기분을 즐길 수 있습니다. 동호회가 경기장을 전부 임대해 즐기면 가격도 저렴해집니다. 아이들을 데리고 가서 함께 즐긴다면 아내는 자신만의 자유로운 시간을 가질 수도 있죠. 이렇게 화해를 모색해 볼 수도 있습니다.

부부간에 서로 의견대립이 있을 때 끝까지 이야기하며 논리적으로 해결하기보다는 혼자 기분전환하고 오는 게 더 효과적일 수도 있습니다. 어차피 한 이불 덮고 화장실 같이 쓰는 부부란 결코 논리적일 수 없는 형이하학적인 관계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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