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터키인 매니저와 전격 결혼 세계적 발레리나 강수진씨

  • 입력 2002년 1월 16일 15시 49분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프리마 발레리나로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에서 주역 무용수로 활약 중인 강수진(35·姜秀珍)씨가 11일 독일에서 전격적으로 결혼했다. 신랑은 그의 매니저인 터키인 둔치 서크만(42).

강수진씨는 이날 오전 슈투트가르트 시청에서 결혼 신고 뒤 곧바로 연습실을 찾아 발레 연습에 매달렸다. 웨딩드레스와 면사포는 없었고, 두 사람과 가까운 몇 명이 결혼신고를 지켜봤다. 저녁에는 가까운 친구들을 불러 식사를 함께 했다.

같은 발레단에서 한때 강수진씨의 파트너로 춤을 춘 서크만씨는 96년 은퇴한 뒤 강수진씨의 개인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터키 앙카라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한 서크만씨는 현재 만하임 발레단에서 무용수를 가르치는 발레 마스터로도 일하고 있다. 아버지와 남동생이 바이올리니스트이고 어머니도 성악가로 활동하고 있는 문화인 가족의 일원이다.

강수진씨는 “무대에서 파트너였던 서크만씨가 내 인생의 영원한 파트너가 됐다”면서 “결혼은 했지만 매일 좋은 무대를 위해 연습실에서 땀 흘리는 발레리나의 생활은 바뀔 게 없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처음에는 친구로, 나중에는 연인으로 10년 동안 가깝게 사귀었다.

강수진씨는 “무엇보다 사려 깊은 서크만의 마음이 나를 사로잡았다”며 “연습이 바빠 이번엔 웨딩드레스를 ‘생략’했지만 올 여름 서울에서 꼭 입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수진씨의 부친 강재수(姜宰洙·65)씨는 “상반기 발레 시즌이 끝나면 한국에서 정식 결혼식을 치를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수진씨는 30, 31일 오후 8시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의 ‘카멜리아의 여인(Lady of the Camellias)’으로 두 차례 공연을 갖는다.

82년 선화예고 1학년 때 모나코 왕립발레학교에 유학한 강수진씨는 85년 스위스 로잔 콩쿠르에서 동양인 최초로 1위에 입상했고 86년 세계 5대 발레단의 하나인 슈투트가르트발레단에 최연소로 입단했다. 99년 ‘카멜리아의 여인’의 마그리트역으로 ‘발레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에서 최우수 여성무용수상을 받아 세계 정상의 발레리나로 인정받았다.

김갑식기자 gs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