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10명중 1명 당뇨병…국내사망원인 1위

  • 입력 2001년 11월 15일 18시 23분


식생활의 서구화 등으로 국내 당뇨병 환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며 합병증까지 포함하면 당뇨병이 국민 사망원인 1위의 ‘국민병’으로 떠올랐다.

70년대 30만명가량이던 국내의 당뇨병 환자는 현재 전체 인구의 약 10%인 500만여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당뇨병에 대한 관심이 부족해 이 가운데 정상적인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은 10%선인 50만명에 그치고 있다.

본보 취재팀이 최근 삼성서울병원의 종합검진 현황을 분석한 결과 97년 검진자 1만5778명 중 당뇨병 진단을 받은 사람은 6.3%인 987명. 그러나 지난해에는 대상자 2만823명 중 13.1%인 2719명으로 3년 새 6.8%포인트나 증가했다.

병원측은 “환자 중 절반 이상이 검진을 받기 전에는 당뇨병에 걸린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고 밝혔다. 국내 환자 500만명 가운데 250만여명 이상이 당뇨병에 걸린 사실을 몰라 치료 기회를 놓치고 있는 셈이다.

또 고려대의대 백세현(白世鉉) 교수가 최근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서울의 60세 이상 남녀 1737명의 혈당을 측정한 결과 20.5%가 당뇨병 환자였으며 22.8%는 당뇨병 직전 단계에 해당돼 이미 심장 뇌 콩팥 등에 각종 합병증이 진행되고 있었다.

대한당뇨병학회 강성구(姜成求) 이사장은 “지난해 국민건강영양 조사 결과 30대 이상의 13.6%가 당뇨병 환자로 나타나 의학계가 충격을 받았다”면서 “최근에는 어린이와 20대에서도 당뇨병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통계청의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당뇨병 사망자 수는 90년 10만명 중 11.8명이었지만 지난해에는 22.6명으로 10년 사이에 갑절 가까이 늘었다. 백 교수는 “이는 직접사인(死因)만을 따진 것이며 합병증에 의한 사망자를 포함하면 당뇨병 사망자는 10만명당 80명꼴로 뇌혈관질환 심장질환 교통사고 등의 사인을 누르고 사망률 1위를 차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성주기자>stein3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