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4년 프랑스 잡지에 실린 명성황후

  • 입력 2001년 10월 7일 18시 29분


서울대 국사학과 이태진 교수가 1904년 발간된 프랑스 잡지 ‘르 투르 뒤 몽드’에서 ‘명성황후’라는 설명이 붙은 사진을 찾아내 7일 공개했다.

명성황후(1851∼1895) 시해사건 106주년(10월8일)을 앞두고 공개된 이 사진은 당시 명성황후 시해사건에 깊은 관심을 갖고 조선을 방문했던 프랑스인 아장 박사의 기행문 ‘한국기행’과 함께 실려 있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이 잡지에 실린 사진은 이탈리아 외교관이었던 카를로 로제티의 1903년 저서 ‘한국 한국인’에 실린 명성황후 사진과 배경만 다르고 얼굴 모습은 같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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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티의 저서에 실린 사진에는 명성황후의 사진이라는 직접적인 설명이 없고 ‘정장 차림의 궁중 여인’이라는 설명만 붙어 있어 진위 논란이 있어 왔다.

이 사진은 특히 프랑스 언론인 빌탈 드 라게리의 저서 ‘한국, 독립할 것이냐 러시아 또는 일본의 손에 넘어갈 것이냐’(1898년 프랑스에서 발간됨)에 실린 명성황후의 삽화(본보 8월11일자 A1면 보도)와도 얼굴 모습이 거의 일치한다.

이 교수는 “이번에 발견된 사진은 로제티의 책에 실린 사진이 명성황후의 사진임을 보여주는 명확한 근거”라며 “명성황후가 시해된 지 100년이 넘도록 사진조차 확인하지 못한 채 논란을 벌여왔으나 이번에 분명한 설명이 붙은 사진을 발견한 것은 다행”이라고 말했다.

고종의 왕비였던 명성황후는 시아버지인 대원군의 섭정을 물리치고 고종의 친정을 실현하고 친(親) 러시아 정책을 수행하다 1895년 을미사변 때 일본인들에게 시해당했다.

<김수경기자>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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