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재정 의약분업 '직격탄'…작년동기보다 54% 늘어

  • 입력 2001년 9월 6일 18시 28분


올 상반기 건강보험에서 지급된 진료비는 총 6조143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3조9848억원)보다 무려 54.16%가 늘어난 것으로 지난해 의약분업 실시 이후 국민의 의료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으며 의료재정을 위협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6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2001년 상반기 건강보험심사통계지표’에 따르면 올 1∼6월 국민이 병의원과 약국을 이용한 데 든 전체 비용인 총진료비는 8조401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5조9660억원)에 비해 2조4350억원(40.83%)이 늘어났다.

총 진료비 중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부담한 급여비는 6조1430억원이었고 환자 본인부담금은 2조2580억원으로 집계됐다. 환자 본인부담금은 지난해 상반기(1조9806억원)보다 2774억원(14%)이 증가했다.

이는 의약분업의 정책실패가 빚은 ‘건강보험재정 파탄’ 위협이 가시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도 상당기간 국민의 부담이 늘어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심평원 관계자는 “의약분업 이후 의원급 외래 진료건수가 급증한데다 의원급 외래 진료의 경우 환자가 부담금 2200원을 내는 진료비 상한선이 종전 1만2000원에서 올 1월 1만5000원으로 올라 총진료비와 공단 부담금이 크게 늘어났다”고 말했다.

또 약국의 처방전 조제건수도 올 상반기 1억9100여만건으로 총 2조1630억원(약국당 1억2900만원)의 보험급여가 지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건강보험 재정이 파탄 상태인데도 이처럼 보험재정 부담이 급증하자 공단은 기업어음(CP) 발행을 통한 차입금으로 근근히 보험 재정을 꾸려가고 있다.

공단 관계자는 “6월 말부터 월평균 7000억원 가량의 CP를 발행하고 매달 보험료 수입 4500억∼5500억원으로 이를 상환하고 있다”며 “현재 누적 차입금은 1조1029억원에 이른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보건복지부는 5월 올 보험재정 적자 규모를 4조1978억원으로 추정하고 각종 보험재정 안정 대책을 통해 연말까지 1조1252억원으로 적자 규모를 낮추겠다고 발표했으나 담배에 부과하는 건강증진부담금 등 일부 대책은 시행이 미뤄지고 있다.

담배 건강증진부담금(갑당 150원·올 예상수입 3296억원)은 도입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고 참조가격제(올 예상수입 415억원) 도입도 미뤄지고 있다.

환자 본인부담금 조정, 진찰료 처방료 통합, 차등수가제, 주사제 처방 조제료 삭제 등은 올 7월부터 시행됐으나 아직까지 효과의 분석 결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정용관기자>yongar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