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91년 전통 '덕수상고' 인문고 전환될까

  • 입력 2001년 9월 4일 18시 37분


91년 전통의 명문 실업고인 서울 덕수정보산업고(옛 덕수상고)가 인문계 고교로 전환할 수 있을까.

덕수정산고 총동창회(회장 장현수 일양토건 회장)는 4일 동문회원 1000여명의 서명을 받아 모교를 인문계 고교로 전환해주도록 서울시교육청에 건의서를 제출했다.

동창회는 건의서에서 “신학문의 여명기에 설립돼 우수한 인재를 배출했으나 지금은 취업률과 대학진학률이 크게 떨어져 신입생 모집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인문고로 전환해 우수 인재를 계속 배출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서울의 실업고 입학 경쟁률은 98부터 3년간 정원에 미달했고 올해 겨우 1.03 대 1일 정도로 실업고가 위축돼 있다.

그러나 이 학교 교사들은 “실업고의 간판인 학교마저 인문고로 바뀌면 실업교육 부재 현상이 벌어질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김학영(金學榮) 교장은 “국가 차원에서 실업교육 활성화 대책을 마련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며 “교직원 회의를 열어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동창회와 학교, 학부모의 의견을 들어 전환허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덕수정산고는 1910년 ‘공립 수하동 실업보습학교’로 문을 연 뒤 51년 ‘덕수상고’, 97년 현재의 이름으로 바꾸었고 3만80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80년 창단된 야구부가 올해 청룡기 전국 고교야구대회 등 전국 대회를 수차례 우승하는 등 ‘야구 명문’으로도 유명하다.

<이진영기자>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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