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회 환경보호-유적발굴론 공방 인터넷 토론 화제

  • 입력 2001년 7월 18일 18시 44분


환경보호론자들은 골프를 달가워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고고학자는?

최근 한국고고학회 홈페이지 게시판에 ‘고고학자와 골프’라는 흥미로운 토론 주제가 올라 와 관심을 끌고 있다. 글을 올린 고고학자는 안승모 원광대 교수.

안 교수는 “최근 들어 골프를 치는 고고학자들이 상당수 늘었지만 고고학자로서 골프에 대해 달리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면서 글을 시작하고 있다.

그는 “고고학자는 항상 개발과 보존의 갈등 속에서 개발을 억제하고 최대한 문화유산을 보존하려 노력하고 있고 문화유산 보존을 위해 환경시민단체와 연계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고고학자들도 골프장 건설에 반대하는 환경단체들과 보조를 맞춰야 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그는 “문화재는 우리 밥벌이니 중요하고 환경은 남의 밥벌이니 신경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선 곤란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문화재도 넓은 의미의 환경이기 때문에 고고학자들은 환경 보존에 동참하면서 골프를 자제해야 한다는 것이 안교수 주장의 요지.

곧바로 다른 의견이 올라왔다. 한 고고학자는 고고학자와 골프의 관계를 단순히 환경문제로 연결짓지 말고 골프장 건설 예정지의 발굴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등과 같이 고고학 나름의 시각으로 바라보아야 한다고 반박. 또다른 고고학자의 재반론이 이어졌다. 그는 “고고학의 연구 대상인 문화재는 환경문제와 밀접하고 고고학자도 환경론자의 범주에 포함됨을 잊지 말아야 한다”면서 고고학자와 골프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광표기자>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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