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국내大 낙방 고교동창생 美명문대 간다

  • 입력 2001년 4월 2일 18시 43분


고교를 수석 졸업했지만 국내 대학에 낙방한 고교 동창생 2명이 미국 명문 대학에 나란히 합격해 화제가 되고 있다.

올해 서울 개포고를 졸업한 이원형군(20)과 정윤모군(20)이 화제의 주인공. 최근 이군은 미국 예일대, 정군은 MIT대에서 합격통지서를 받고 곧 미국으로 떠날 계획이다.

2월 졸업식에서 이군은 인문계, 정군은 자연계를 수석 졸업했으나 2001학년도 대학입시에서 서울대에 지원했다 모두 고배를 마셨다.

이들은 재학 시절 문과와 이과에서 학업성적이 뛰어났기 때문에 교사들은 당연히 서울대에 합격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쉬운 수능’이 문제였다. 평소 모의고사에서 390점 이상을 받았지만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390점에 약간 못 미치는 점수를 받은 것.

수능을 치르기 전 학교장 추천으로 서울대 수시모집에 지원해 1차에서 합격했지만 수능 성적이 모자라 2차에서 불합격했다. 이어 정시모집에서 이군은 법대에, 정군은 전기공학과에 재도전했으나 또 좌절했다.

한때 미국 유학을 생각했던 이들은 미국 학업적성시험(SAT)에 응시해 높은 점수를 받았고 두 대학에 지원해 합격의 영광을 누리게 됐다.

이군의 아버지는 외교통상부 소속 외교관으로 미국에 근무 중이며 정군의 아버지는 한국외국어대 교수다. 개포고 최인용(崔寅用)교장은 “두 학생 모두 공부를 잘하고 반장을 맡는 등 학교 활동에도 매우 적극적이었다”며 “국내 대학에서 받아주지 않는 학생들을 세계적인 대학에서 받아들인다는 사실은 우리 교육계가 되새겨야 할 대목”이라고 말했다.

<이인철기자>in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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