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불교 태고종 분규 심화

  • 입력 2001년 2월 15일 18시 59분


◇중앙종회, 새 총무원장 선출 종연 현총무원장 "관련자 징계"

현 총무원장인 종연스님의 자격시비를 놓고 불거진 불교 태고종의 내분이 심화되고 있다.

태고종 중앙종회는 13일 전남 순천시내 로열호텔에서 임시회의를 열어 현 총무원장의 불신임안을 통과시킨 뒤 중앙종회 부의장인 법장 스님(수원 대원사 주지)을 새 총무원장으로 선출했다.

이에 종연 스님의 총무원측은 즉각 이날 종회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관련자 징계에 나서겠다고 밝혀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종회 의장인 남파 스님 주관으로 소집된 이날 중앙종회는 당초 전남 순천 선암사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선암사측이 산문을 폐쇄하고 사찰 진입을 통제하는 바람에 로열호텔로 변경해 열렸다.

종회의원 50명 중 27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종회에서 참석자들은 총무원장 불신임 요구 청원서를 통과시킨 뒤 만장일치로 법장 스님을 총무원장으로, 지허(선암사 주지) 대운(서울 봉원사 주지) 스님을 부원장으로 선출했다.

지난해 11월 총무원장 선거당시 출마했다 2차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 끝에 1표차로 떨어진 운산 스님은 총무원장 후보로 추천받았으나 고사했다.

이에 종연 스님은 14일 서울 성북동 총무원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종회법에 종회는 종회 의장이 총무원장의 동의를 얻어 소집하도록 규정돼 있는데 13일 종회는 본인이 동의하지 않은 것이므로 명백히 불법”이라고 밝혔다.

태고종은 지난해 11월 23일 선암사에서 중앙종회를 열어 종연 스님을 총무원장으로 선출했으나 선거에서 패배한 운산 스님 등이 “총무원장에 출마하려면 종사 이상의 법계를 가져야 하나 종연 스님은 종덕에 불과하고, 과거 가야산의 사이비 종교단체에 가입한 전력이 있다”며 취임초부터 계속 문제를 제기해왔다.

이에 대해 종연 스님은 “3년 전 가야산에 있는 의식개혁운동중앙회를 찾아간 일은 있지만 곧 관계를 끊었으며 법계시비도 종회에서 문제가 없다고 인정된 것을 다시 거론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반박했다.

<송평인기자>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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