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문' 이달말 착공 앞두고 재논란

  • 입력 2000년 12월 3일 18시 57분


‘재단법인 천년의 문’(이사장 신현웅)이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부근에 세우는 ‘천년의 문'이 다시 논란을 빚고 있다.

시민단체인 ‘함께하는 시민행동(공동대표 이필상 고려대교수)’이 이 사업을 대표적인 예산낭비 사례로 뽑아 ‘밑빠진 독 상(賞)’에 선정하고 중단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달말 착공예정이던 공사 자체도 건립부지에 있는 쓰레기 적환장과 쓰레기 재활용시설의 이전 문제로 차질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재단법인측은 원형띠 모양의 높이 200m짜리 대형조형물을 이달 착공해 2009년까지 완공한다는 계획이었다. 재단법인측은 정부예산 200억원과 기업 및 국민모금 200억원, 민자유치 150억원 등으로 건립비를 조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민행동은 “현실적으로 모금이나 민자유치가 불가능해 모든 공사비를 세금으로 충당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민행동은 또 “건립공사는 상당한 추가비용이 예상되는 등 얼마나 많은 자금이 투입되어야 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실효성도 불분명한 사업이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강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통령 자문기구인 새천년준비위원회가 아이디어를 낸 ‘천년의 문’ 건립은 계획 당시부터 전시성 사업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설계모형에 대해서는 표절시비와 함께 안전성 문제 등 논란이 벌어진 바 있다.

그러나 재단법인측은 “이달말까지 안전성 실험을 거친 뒤 늦어도 내년 3월에는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차수기자>kim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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