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구두는 저녁에 양쪽 신어본뒤 구입하세요"

  • 입력 2000년 10월 18일 19시 00분


백화점에 쇼핑을 자주 다니는 이들도 쉽게 지나치는 것 하나. 여성판매사원이 압도적인 백화점에서도 구두매장에서는 여성사원을 찾기 힘들다는 사실.

허리를 굽혀 손님의 발을 만져가며 구두를 신고 벗겨주는 것은 기본이고 하루 수십번씩 무거운 구두상자를 들고 창고를 드나들어야 하는 것이 여성으로서는 힘든 일로 소문나 있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 분당점 ‘소다’의 지점장인 유보경씨(32)는 여성판매사원조차 드문 구두매장에서 판매사원을 거쳐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백화점 구두매장 점장 자리까지 오른 인물이다. 남자처럼 우람한 체격도 아니고 여자 가운데서도 가냘픈 축에 속하는 유씨가 구두매장에서 ‘일가’를 이룬 비결은?

“12년전 우연히 시작했는데 한 켤레씩 팔 때마다 나름대로 성취감도 있고 재미가 있더라고요.”

무기는 성실함. 덕분에 가는 곳마다 남들보다 20% 이상의 매출신장을 이뤄왔으며 백화점끼리도 서로 스카우트의 대상이 되는 몇 안되는 점장 가운데 하나가 됐다.

그 이상의 비결이 있다면? “대여섯번씩 구두를 갈아 신어보고는 그냥 매장을 나가버리는 손님에게도 끝까지 친절한 미소를 잃지 않으면 그 중 절반 이상은 다시 돌아와 우리 물건을 사주거든요.”

유씨가 조언하는 구두쇼핑 잘 하는 법.

“사이즈가 없을 때는 한 치수 위나 아래를 권하는 경우도 있으니까 구두는 반드시 양쪽 모두 신고 걸어본 뒤 구입하세요. 발이 예쁘다는 매장 직원의 감언이설에 넘어가지 않는 것도 충동구매를 하지 않는 비결이죠. 발이 가장 부어있는 저녁에 사야 제 사이즈를 고른다는 것은 기본이고요.”

<박윤철기자>yc9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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