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ures]클래시컬 프로그레시브 록 앨범

  • 입력 2000년 10월 9일 17시 30분


기존의 곡을 새롭게 재편곡해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을 이뤄내는 것과 달리 본격적으로 클래식의 요소를 수용하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뮤지션들은 대개의 경우 아트 록(혹은 프로그레시브 록) 밴드들로 클래시컬한 사운드를 만들어낸다.

이러한 클래시컬 록을 구사하는 밴드들은 숱하다. 르네상스(Renaissance), 클라투(Klaatu), 이니드(The Enid)에서부터 네오 프레그레시브 밴드들, 그리고 유럽 중심의 메탈 밴드들까지 이들은 그들의 음악에 클래시컬한 요소를 적극적으로 도입해 왔다.

그리고 아트 록에서의 이러한 실험은 하드 록 밴드들에게까지 그 영향을 미쳤는데, 레인보우(Rainbow)의 'Rainbow Eyes'와 'Stargazer', 제임스 갱(James Gang)의 'Mystery', 앨리스 쿠퍼(Alice Cooper)의 'Years Ago', 'Steven', 'The Awakinging', 오지 오스본(Ozzy Osbourne)의 'Diary Of A Madman', 익스트림(Extreme)의 'Everything Under The Sun', 건스 앤 로지스(Guns N' Roses)의 'November Rain' 등이 그러하다. 여기서는 방대한 범위의 클래시컬 록이 아닌 클래시컬한 성향의 앨범들 중 오케스트라와의 만남으로 이뤄진 몇 작품들을 살펴 보겠다.

▲ 관련기사

  - 오리지널과 오케스트라와의 만남
  - 록과 클래식의 필연적 조우

◇ Moody Blues - [Days Of Future Passed](1967)

1967년 발표된 영국 밴드 무디 블루스(Moody Blues)의 앨범 [Days Of Future Passed]는 최초의 프로그레시브 록 앨범이자 이후 많은 뮤지션들이 시도해 온 오케스트라 협연의 기원을 이루는 작품이다. 이 앨범은 드보르작의 '신세계' 교향곡을 모티브로 작곡된 곡들을, 피터 나이트(Peter Knight) 지휘 하에 런던 페스티발 오케스트라와의 협연한 내용으로 이뤄졌다.

수록곡의 타이틀에서 알 수 있듯 '하루'라는 주제를 담은 컨셉 앨범이기도 한 이 앨범에서 무디 블루스는 록과 클래식의 조화를 훌륭히 이뤄낸다. 이 앨범은 오케트라는 물론 기존 록 밴드의 라인업 -기타, 베이스, 드럼, 보컬- 이뤄졌지만 편곡에 있어서는 록 앨범이라기보다는 클래식적인 성향에 더욱 근접해 있다.

즉, 곡 구성 자체가 다분히 클래식적이며 연주에 있어서도 록 밴드보다는 오케스트레이션에 보다 중점을 두고 있다. 특히 이 앨범의 백미는 다양한 톤의 현악기 음색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인데, 무디 블루스는 이를 통해 오케스트레이션의 효과를 극대화 시키고 있다.

◇ Deep Purple - [Concert For Group And Orchestra](1969)

클래식을 전공한 키보디스트 존 로드(Jon Lord)의 영향 아래 'April', 'Anthem'과 같은 곡에서 이미 록과 클래식을 접목을 인정 받은 딥 퍼플(Deep Purple)은 1969년 BBC 라디오로부터 본격적인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을 제의 받았다.

이로부터 존 로드의 주도 하에 딥 퍼플은 말콤 아놀드(Malcolm Arnold) 지휘의 로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1969년 9월 24일 런던 로얄 알버트 홀에서 새로운 시도를 이뤄낸다. 무디 블루스 이후 클래식과의 접목으로 화제를 불러일으킨 이 라이브 실황 앨범은 기존의 딥 퍼플의 곡을 클래식으로 재편곡한 것이 아니라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을 위해 존 로드가 작곡한 곡들로 구성됐다.

3부작으로 이뤄진 이 앨범은, 딥 퍼플과 오케스트라가 함께 하는 1악장, 이언 길런(Ian Gillan)의 보컬이 함께 하는 2악장, 다시 밴드와 함께 격렬한 연주가 이뤄진 3부작으로 구성된다(앨범에 함께 수록된 'Wring That Neck', 'Child In Time'은 본 공연이 있기 전 연주됐던 곡을 재편집해 이후 재발매 앨범에 수록한 것이다).

이 앨범은 본격적으로 록과 클래식을 접목하려는 또 하나의 시도라는 데서 호평을 받았으나 록과 클래식의 각 파트가 온전히 융화되지 못하고 분리된 인상을 줘 진정한 록과 클래식의 협연작이라 하기에는 부족하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최근 발매된 [In Conert With The London Symphony Orchestra]의 두 번째 CD에 수록된 'Concert For Group And Orchestra' 3부작은 이 앨범의 곡을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으로 재수록한 것이다.

◇ Pink Floyd - [Atom Heart Mother](1970)

시드 배릿(Syd Barrettt) 탈퇴 이후 로저 워터스(Roger Waters) 주도 하의 핑크 플로이드(Pink Floyd)가 비로소 그들의 개성을 찾아낸 첫 앨범으로 평가되는 본작은 앨범 전체가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으로 이뤄진 것은 아니다.

당시 LP로 발매된 이 앨범의 A면을 가득 채우는 24분에 이르는 대곡 'Atom Heart Mother'가 바로 여기서 거론해야 할 곡(B면은 어쿠스틱한 연주가 돋보이는 네 곡으로 이뤄졌다). 이 곡은 로저 워터스와 그의 오랜 동료인 론 기신(Ron Geesin)을 중심으로 작곡된 곡으로 오케스트라 뿐 아니라 존 알디스(John Aldiss)의 합창단과의 협연이 함께 한다. 이 곡에서 보다 강한 인상을 남기는 것 역시 오케스트레이션보다는 합창단의 성수러운 합창이며, 핑크 플로이드 특유의 실험적인 각종 효과음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곡은 클래식과의 결합에 큰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보다 실험적인 사운드를 만들어내기 위해 오케스트레이션과 합창이 결합됐다는 의도가 더욱 짙게 느껴진다.

◇ New Trolls - [Concerto Grosso Per 1 & 2](1971, 1975)

록 밴드와 오케스트라와의 만남으로 이뤄지는 록과 클래식의 크로스오버 세계는 이탈리아 록 음악에서 더욱 자주 접할 수 있다. 이탈리아 록을 대표하는 밴드 뉴 트롤스(New Trolls)가 국내에도 잘 알려질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의 역작 [Concerto Grosso Per 1].

눈물을 흘리지 않고는 들을 수 없는 이 앨범- 특히, 'Cadenza-Andante Con Moto'-은 현악기가 지닌 최대 장점을 적절히 살려 가장 애절하고 아름다운 선율을 만들어낸다. [Concerto Grosso Per 1]는 이탈리아 영화음악가인 루이스 엔리께 바깔로프(Luis Enriquez Bacalov)와 프로듀서 세르지오 바르도티(Sergio Bardotti)의 제안으로 제작된 것으로, 이 앨범은 음악적으로나 내용적으로나 완벽한 하나의 컨셉 앨범 형식을 취한다.

또한 뉴 트롤스트 현악 세션과 쳄발로 등의 악기를 도입하는데, 이 앨범에서 록과 클래식은 단지 외형적인 결합이 아닌 완벽한 조화를 이뤄낸다. 그리고 그것은 앨범 타이틀의 'Concerto'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 단지 웅장함을 더하기 위한 오케스트레이션의 배킹이 아닌 온전한 '현악 협주곡'이다.

이 앨범 하나만으로도 뉴 트롤스는 이탈리아 록 뿐 아니라 아트 록 역사 속에 오래도록 기억될 신화가 됐다. 그리고 4년 후 이들은 [Concerto Grosso Per 2]를 발표하는데, 이는 잠시 밴드를 떠났던 기타와 보컬을 맡은 니코 디 팔로(Nico Di Palo)와의 재결합을 기념하는 앨범이다. [Concerto Grosso Per 1]에 전한 비장감 넘치는 충격은 다소 완화됐지만 전작의 클래시컬한 감각을 팝적인 요소에 담아 보다 듣기 편한 음악을 들려준 또 하나의 수작이다.

뉴 트롤스 외에도 바갈로프는 오잔나(Osanna)의 [Milano Calibro 9](1972)와 로베시오 델라 메달리아(Il Rovescio Della Medaglia)의 [Contaminnazione](1973)에 참여해 록과 클래식의 협연을 이뤄냈다. 바갈로프의 참여작 뿐 아니라 라떼 에 미엘레(Latte E Miele) 역시 오케스트레이션을 도입한 클래시컬한 아트 록을 선사한 이탈리아 밴드다. 이들 이탈리아 아트 록 밴드들이 갖는 공통성은 클래식에 경도돼 자신들 특유의 음악 색깔을 잃어버리는 실수없이 이탈리아 음악이 지니는 고유성을 클래식의 요소와 적절히 배합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은미 jamogue@tubemusic.com

기사제공 : 튜브뮤직 www.tubemusi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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