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대 직장인들 "놀면서 운동을"…명동 'CFC'에 가보니

  • 입력 2000년 8월 17일 18시 50분


현란하게 돌아가는 사이키 조명과 귀에 쩡쩡 울리는 최신 테크노 음악. 나이트클럽인가 싶지만 아니다. 저마다 간편한 반바지차림으로 기기 앞에서 뛰거나 땀을 흘리고 있다. 그럼 DDR같은 전자오락장인가?

아니다. 이달초 명동 한복판에 문을 연 캘리포니아 피트니스센터(CFC). 전면이 통유리로 개방된 5층건물 전체가 운동기구로 가득차 있다.

16일 오후8시 수많은 인파가 지나다니는 대로를 향해 러닝셔츠차림으로 뛰고 있는 수백명의 젊은 직장인들과 대학생들은 놀이동산에온 듯 신나는 표정이었다.

운동과 놀이가 결합된 엑서테인먼트(Exertainment)의 현장.

“그동안 운동을 하고 싶어도 마땅한 장소가 없어 망설였어요. 여긴 직장과 가깝고 분위기도 젊은세대 취향에 맞아 좋아요.”

퇴근후 직장동료들과 매일 두세시간씩 운동한다는 김은정씨(30)의 말. 몸매 가꾸기뿐만 아니라 스트레스를 푸는데도 좋다며 “이젠 매일 나오지 않으면 오히려 피로가 쌓이는 것 같다”고 말한다.

입소문 덕에 문을 연지 보름만에 회원이 3500여명으로 늘었다.

젊은 직장인들이 대부분으로 특히 20대와 30대초반 여성이 7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CFC의 피트니스 메니저인 케빈 고는 “다양한 최신운동기구를 비교적 대중적인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는 매력 외에도 놀이와 운동이 결합된 엑서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젊은이들의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그 중에서도 여성회원들이 많다는 것은 이제 가냘픈 몸매로 남성에게 기대는 연약한 여성보다는 아마조나스처럼 강인한 여성상을 꿈꾸는 여성들이 늘기 때문이라는 설명.

CFC의 인기는 퇴근후 음주와 유흥으로 스트레스를 풀기보다는 ‘몸관리’에 투자하려는 직장인들이 일반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회사원 정인철씨(29)도 “여기서 매일 운동을 한 뒤로는 술마시는 횟수도 줄어들고 업무의 피로도 풀 수 있게 돼 일석이조인 것 같다”고 말했다.

레저와 소비가 삶의 중심으로 떠오르면서 몸이 정신과 두뇌가 차지하던 위상을 대신하는 ‘몸의 사회’.

젊은세대의 관심이 내면적인 자아에서 표출적인 자아로 옮아가면서 갈수록 몸개발과 관리에 열중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박윤철기자>yc97@donga.com

◇月이용료 12만원 꼴

CFC는 미국과 유럽에 400여개의 체인점을 운영하고있는 다국적 체력관리업체.

회원들에게 ‘펀트레이닝’과 ‘피트프로그램’ 등 3단계에 걸쳐 체계적인 지도를 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초보자들에게는 트레이너들이 체력측정과 함께 체계적인 운동방식에 대해 무료지도한다. 추가로 티켓을 끊으면 특정부위의 근육강화나 체중감량지도를 받을 수 있다. 연회비 38만원을 내고 계약한 뒤 매달 월회비 9만원을 추가로 내야 한다. 02―318―9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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