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지하철7호선 안팎에…'달리는 미술관' 아세요?

  • 입력 2000년 7월 25일 18시 43분


미술관이 달린다? 거짓말 아냐? 아니다, 사실이다.

8월1일부터 9월30일까지 지하철7호선 전동차 8량의 안과 밖이 재능있는 중견, 신예 미술인들에 의해 장식돼 경기 의정부시 장암역에서부터 서울 구로구 온수역 구간 45㎞를 왕복하는 것이다. 1∼3일은 요금을 받지 않는다.

‘달리는 도시철도 문화예술관―와우프로젝트’는 서울시 도시철도공사가 지하철과 시민의 친화 및 문화공간화를 위해 마련한 것으로 프로젝트의 공공성에 공감한 벤처기업들이 적극 후원했다.

우선 전동차 외부는 임옥상 정세학 배병우 강운 등이 자연과 현실 참여적인 이미지로 장식했다. 1∼3량은 김구선생과 어린이의 해맑은 이미지를, 7∼8량에는 숲과 풍경화를 그렸다.

미술관으로 꾸며질 전동차 내부는 설치작품의 성격에 따라 각기 다른 이름이 붙여졌다.

첫째칸은 ‘역사야 노올자’. 임옥상과 정세학이 한국 근현대사에 등장하는 다양한 역사적 사건과 인물을 이용한 이미지를 만들어 관람객들의 역사인식을 고취시킨다. 둘째칸은 ‘지하철 속의 우리들’. 정소연 이강우 최호철 등이 다양한 영상미술을 소재로 공간을 장식했다.

셋째칸은 ‘춤은 언제나 즐거워’. 정연두가 탱고를 추는 한 쌍의 남녀가 인쇄된 벽지로 도배하고 바닥은 마루바닥으로 꾸며 무도장으로 꾸몄다. 관람객은 마치 춤추기 위해 입장한 것 같은 느낌을 갖게된다. 넷째칸은 ‘화장실에는 환희가 있어요’. 엄혁용이 내부를 온통 화장실로 꾸몄다. 천정 광고판에는 화장실 유머와 낙서를 패러디한 ‘엄혁용 잠언집’도 선보인다.

다섯째칸은 ‘여러분 그림을 아세요’. 고낙범 김재웅 정인엽이 세계미술사를 수놓은 명작을 패러디한 작품과 직접 디자인해 만든 실제 크기의 나비로 장식한다. 여섯째칸은 ‘별이 떴어요’. 서정국이 형광색으로 칠해진 나무별들을 부착하고 블랙라이트 조명을 사용하여 우주공간으로 꾸몄다.

일곱째칸은 ‘여기는 지하철 7호선’. 다른 공간과는 달리 이미지를 장식하지 않은 채 유재홍 권오상 박정혁이 승객의 소지품이나 분실물 등을 재현해 놓고 협찬사의 광고이미지 등으로 장식했다. 여덟째칸은 ‘숲에는 생명이 있어요’. 강운 배병우가 어두운 지하공간의 차가운 전동차에서도 자연의 소중함과 싱그러움을 만끽할 수 있도록 꾸몄다.

인터넷 사이트(http://www.wowproject.co.kr)를 통해 프로젝트 개요와 작가 및 작품을 소개하고 관람객 의견 등을 청취한다.

<오명철기자>osc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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