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노베이션 클리닉]주방에 홈바…손자들과 '주말파티'

  • 입력 2000년 7월 13일 19시 51분


“손자들이라도 만날 욕심에 이사를 왔는데 집이 좁아 불편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어서 집을 개조하게 됐어요. 나이가 들어 외출보다는 실내 생활을 많이 하게 되면서 취미 생활 공간도 만들고 싶었고요.”

3년 전 서울 성북구 안암동 단독주택에서 분당 신도시에 사는 두 딸 집 가까운 곳을 찾아 경기 용인 수지의 34평형 아파트로 이사온 신현관 할아버지(77)와 이순덕 할머니(72) 부부가 리노플러스닷컴에 집개조 컨설팅을 의뢰한 이유다.

리노플러스닷컴은 아파트 개조 작업 목표를 두 가지로 잡았다.

우선 주말마다 가족들이 찾아와 즐겁게 놀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었다. 문제는 공간 구성이 단독주택보다 단조롭고 공간이 제한된 아파트에서 이같은 공간을 만들기가 쉽지 않다는 것. 그래서 리노플러스는 벽을 보면서 요리하게 설치돼 있는 주방 조리대를 부엌과 거실의 경계 지역으로 끌어내 ‘홈바’처럼 만들도록 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리노플러스 이규홍 기획팀장은 “이런 구조로 바꾸면 식사를 준비하는 사람과 식사를 기다리는 사람이 서로 마주보면서 대화도 나누고 같이 일하면서 파티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홈바를 만들 때 무릎을 움직여도 불편하지 않도록 하단을 비우거나 여유 공간을 두어야 하는 것을 잊어선 안된다”고 덧붙였다.

기존의 주방 시스템은 수납 공간으로 활용하도록 했다. 이 때 문을 들어올리는 방식이었던 주방 시스템을 노인들이 사용하기 편리하게 서랍식으로 바꾸도록 했다. 또 주말에 모인 가족들이 편하게 대화할 수 있도록 TV를 향해 일렬횡대로 놓인 거실 소파를 치우고 ‘ㄴ’자 소파 2개를 마주 보게 배치하도록 했다.

두 번째 목표는 두 노인의 취미 공간을 만드는 것이었다. 우선 책읽기가 취미인 할머니를 위해 손자들이 가끔씩 묵고 가는 방 하나를 서재로 꾸미도록 했다.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인테리어는 바꾸지 않고 오래 전부터 쓰지 않던 작은 테이블을 책상으로 놓도록 했다. 꽃이나 나무 다듬기를 좋아하는 할아버지를 위해서는 아파트 베란다를 소규모 화단으로 꾸며 주기로 했다. 베란다에 흙을 깔고 적은 흙으로도 자라는 식물들을 심도록 한 것.

할아버지는 “컨설팅 결과대로 바꾼다면 아파트 생활이 삭막하고 답답하지만은 않을 것 같다”며 만족해했다.

▼전문가조언 ▼

노인들은 행동반경이 크므로 일반주택을 노인주택으로 개조할 때 충분한 활동 공간을 줘야 한다. 홈 바를 만들 때는 두 사람이 비껴갈 수 있도록 뒤편 주방과의 거리를 1.5m 이상 띄워줘야 한다.

노인들이 무리하게 움직이지 않도록 싱크대나 수납장의 높이도 낮춰야 한다.

싱크대의 높이는 81㎝를 기준으로 조정한다. 선반의 높이는 58∼84㎝로 하는 게 좋다.

미끄러짐 방지용 바닥재를 깔아주는 것도 잊어선 안된다. 변기나 욕조 세면대 주변에 안전손잡이를 설치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병원응급실과 가까운 친지들에게 바로 연결될 수 있는 통신시스템을 정비해두어야 한다.

서용식(리노플러스닷컴 대표)

<황재성기자>jsonhng@donga.com

개조비용(단위:만원)
구 분 주요 개조 내용금액
거실조명 및 소파 교체, 문손잡이 레버식으로 대체400
주방 식당홈바 설치, 주방가구 서랍식으로 대체, 조명 교체500
발코니경량토 등으로 화단 설치60
기타청소, 폐자재 처리40
소계-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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