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大亂/시민 반응]"환자를 희생양 삼다니…"

  • 입력 2000년 6월 19일 19시 12분


의사들의 집단폐업 철회와 의약분업 참여를 촉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실련 참여연대 YMCA 등 24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의약분업정착을 위한 시민운동본부는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YMCA 강당에서 ‘의사회 집단폐업 철회와 의료개혁’을 위한 각계인사 500인 선언을 발표했다.

시민사회단체와 보건의료계, 종교계와 학계를 망라한 선언 참여인사들은 선언문을 통해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담당하고 있는 개원의 의대교수 전공의가 자신의 요구사항이 수용되지 않는다고 집단폐업을 하는 것은 이기주의적 행동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의사들에게 집단폐업을 철회하고 의약분업에 적극 동참할 것을 요청했다.

시민운동본부는 또 대정부 성명을 통해 의약분업 시행에 대한 정부의 무책임하고 일관성없는 태도를 규탄하며 집단폐업에 대한 정부의 단호한 대처를 촉구했다.

또한 집단폐업에 따른 환자 불편과 생명 위협을 방지할 비상의료체계를 마련할 것과 의약분업 취지에 위배되는 주사제 의약분업 예외조치를 철회하고 공개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회사원 이모씨(31)는 “환자들의 생명을 지켜야할 의사들이 진료를 거부한다는 것은 자기 정체성을 부정하는 행위”라고 지적하며 “이런 식으로 해서 설사 의약분업을 연기시킨다 해도 의사들이 이제 무슨 면목으로 국민앞에 나서서 국민건강을 운위할 수 있겠는가”고 개탄했다.

19일 아버지 당뇨병 약을 타기 위해 모 대학병원을 찾았다는 주부 김모씨(43)는 “처방전 한 장 받는데 4시간, 수납하는데 또 4시간이상 걸렸다”며 “의사들이 아픈 사람을 이렇게 희생양으로 만들어도 되느냐”고 분개했다.

<서영아기자>sy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