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헤세 박물관' 한국에 세운다

  • 입력 2000년 5월 15일 19시 48분


‘데미안’ ‘유리알 유희’로 알려진 독일 문호 헤르만 헤세(1877∼1962)의 박물관이 한국에 세워진다.

헤르만 헤세 박물관 건립위원회 (위원장 표재순·세종문화회관 이사장)는 15일 “헤르만 헤세박물관을 2002년 4월 개관, 육필원고와 작품 초판본 및 수채화 등 유품 2만여점을 영구 보관 전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회의 황금용 부국장은 “건립 장소는 미정이나 서울 강원 일대를 대상으로 후보지를 물색 중이며, 60억∼80억원이 소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소요 재원에 대해서는 “대기업과 독지가의 지원이 있었다”고만 밝혔다.

현재 헤세의 탄생지인 독일 칼브와 2차대전 중 망명지인 스위스 몬테뇰라에 소규모 기념관이 있을 뿐, 헤세 박물관이 들어서는 것은 세계 최초의 일. 건립위원회측은 95년부터 50여억원을 들여 유품 등 관련자료를 확보해왔다고 밝혔다. 확보된 자료중에는 작품 초판본 600여점, 헤세가 그린 수채화 120여점, 프랑스의 문호 로맹 롤랑 및 앙드레 지드 등과 나눈 엽서, 사진 등이 포함돼 있다.

헤세 박물관 설립 추진에는 영미문학 번역가로 활동 중인 이상영씨(헤르만헤세 박물관 건립위원회 사무총장)가 주된 역할을 했다. 이씨는 87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에 참가해 헤세가 그린 미술품을 보고 관심을 갖기 시작, 작품 수집과 박물관 건립 추진에 나섰다.

한편 문화계 일각에서는 국내 주요 문인들에 앞서 외국 문호의 박물관이 생긴다는 데 대해 의외라는 반응도 나왔다. 한 문학평론가는 “김소월 김동리 등의 박물관이 우선 추진돼야 하는데 일의 선후가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건립위원회는 박물관 건립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키기 위해 6월2일부터 7월10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야외광장에서 ‘헤르만 헤세전’을 연다. 수채화 50점과 초판본 150점등 280여점을 전시할 예정. 02-3991-700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