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령 인간문화재 합동공연]16~17일 서울 호암아트홀서

  • 입력 2000년 5월 3일 19시 55분


1923년 봄 무동(舞童)으로 뽑혀 순종황제 앞에서 정재무를 춘 이후 평생을 전통무용의 보존과 재현에 힘써 온 김천흥(92). 1954년 진도민속국악원을 창립해 ‘진도북놀이’ 계승에 전력해왔던 양태옥(82). 동자승으로 양산 통도사에 입산해 춤을 배우기 시작했던 ‘양산 사찰학춤’의 대가 김덕명(77)….

김천흥이 추는 ‘춘앵전’은 조선 순조 때 창작된 향악정재의 하나. 화창한 봄날 아침 버드나뭇가지 사이를 날아다니며 지저귀는 꾀꼬리 소리에 감동해 효명세자가 친히 지은 춤이다. 꾀꼬리 빛을 상징하는 노란 앵삼을 입고, 오색으로 장식된 화관을 머리에 얹고, 화문석 위에서만 추는 우아한 독무(獨舞). 아흔살을 넘긴 나이에도 김천흥은 올해 창무예술원에서 주최한 ‘내일을 여는 춤 2000’에서도 단아한 춤사위를 보여 뜨거운 갈채를 받은 바 있다.

양태옥의 ‘진도걸북춤’은 진도의 산청농악장단을 바탕으로 두 손에 북채를 들고 북가락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신명나게 추는 춤이다. 또한 김덕명의 ‘양산사찰 학춤’은 신라 선덕여왕 때 통도사가 창건된 이래 전해오던 춤으로 학의 날개짓 다리놀림 고개짓 등 24가지 동작을 본뜬 무용이다.

이밖에도 양길순의 ‘도살풀이춤’, 이현자의 ‘태평무’, 김진홍의 ‘승무’, 정명숙의 ‘살풀이춤’, 김자은스님(하와이 불은사 주지)의 ‘번뇌’ 등이 공연된다. 1만∼2만원. 02-585-7318(동국예술기획)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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