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일의 책]'내 안에 남자가 숨어 있다'

  • 입력 2000년 4월 13일 22시 30분


▼'내 안에 남자가 숨어 있다' 배수아 지음/이룸 펴냄/168쪽 6900원▼

1990년대 신세대 문학의 한 흐름을 보여주었다고 평가되는 배수아씨가 산문집을 처음으로 펴냈다.

우리시대 무성한 담론 가운데 하나인 '몸' 혹은 '욕망'에 대한 접근을 시도하고 있는 이 책은 작가의 작품세계만큼이나 솔직하고 거침이 없다. 작가는 몸을 호색적인 대상이 아닌 욕망의 기호이자, 성의 대상이라는 관점에서 출발한다.

그러므로 작가에게 있어 몸은 내밀한 탐색의 대상이다. 또한 작가는 성, 혹은 몸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이중성에 날카로운 메스를 들이대는 것도 잊지 않는다.

오랜 비유나 신화의 옷속에서 색욕이나 부러움, 두려움, 겸손, 경멸, 의존으로 보는 몸에 대한 환상에서 벗어나라고 충고한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우리로 하여금 자신의 몸을 다시한번 돌아보게 함과 동시에 몸의 아름다움을 상찬하기를 잊지 않는다.

특히 20세기의 사진작가 만 레이(Man Ray)의 사진이 어울려 보는 재미와 읽는 재미를 함께 준다.

작가는 1965년 서울에서 태어나 이화여대 화학과를 졸업했다. 창작집 '심야통신' '푸른 사과가 있는 국도' 장편소설 '랩소디 인 블루' '부주의한 사랑'등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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