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목화밭 엽기전'/끔찍한 사건통해 인간말살 고발

  • 입력 2000년 3월 10일 19시 21분


▼'목화밭 엽기전' 백민석 지음/문학동네 펴냄▼

“이 찢어죽일 놈, 가루를 내버릴까, 응?”

악한들은 흔히 그런 위협에 적대적 상상력의 극한을 담는다.

백민석(29)의 세 번째 장편 ‘목화밭 엽기전’(문학동네 펴냄)에서 주인공들이 툭툭 씹어뱉는 대사도 그와 비슷하다. 소설이 유별난 점은 주인공들이 그런 악마적 상상을 가장 악랄한 방식으로 실천한다는 데 있다.

주인공은 외견상 평범한 시민인 한창림 박태자 부부. 서울랜드가 보이는 전원의 집에서 밥먹듯이 젊은 남녀를 납치해 포르노를 촬영한 뒤 공터에 묻어버린다. 배후에는 테이프를 사들이는 ‘페트숍 삼촌’이 있다.

잘 되어 나가던 ‘문화 사업’은 연이은 실수로 덫에 걸린다. 박은 부잣집 고등학생을 꾀어내 감금했다가 방심한 차에 역공을 당해 치명상을 입고, 한은 사소한 구타사건을 잘 마무리하지 못해 형사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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