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김삿갓 풍자시 전집'/월북 이응수 '전집' 다시 나와

  • 입력 2000년 3월 10일 19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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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삿갓 풍자시 전집' 이응수 엮음/실천문학사 펴냄▼

二十樹下三十客 四十家中五十食

人間豈有七十事 不如歸家三十食

‘스무나무 아래 서러운(서른) 나그네에게 망할(마흔) 놈의 집에서 쉰 밥을 준다.

인간 세상에 어찌 이런(일흔) 일이 있으랴. 차라리 돌아가 설은(서른) 밥을 먹으리라.’

한국 역사상 최고 풍자시인의 칭호를 받아 마땅한 ‘삿갓’ 김병연.

오늘날 우리가 그의 진면목을 접하는데 이응수라는 인물의 노력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드물다.

이응수는 일제 강점하에서 전국 각지를 답사하면서 김삿갓의 시를 수집했고, 이를 토대로 1939년 ‘김립시집’을 발견했다.

그의 이름이 낯선 것은 그가 해방 이후 북한에서 활동했기 때문.

그는 연구와 자료 수집을 계속해 56년 ‘풍자시인 김삿갓’이라는 제목의 책으로 담아냈다.

김병연 연구의 필수적 자료로 여겨지는 ‘풍자시인 김삿갓’이 ‘김삿갓 풍자시 전집’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됐다.

서두에 김병연이 처했던 사회적 환경과 시의 경향을 분석한 글을 싣고, 그의 시를 ‘평민 사상을 표현한 작품’ ‘풍자시’ ‘자연 풍경시와 향토시’ 등 여섯 가지 경향으로 나누어 원문과 번역문, 해설을 실었다.

시인으로서도 활동했던 이응수의 유려한 번역문은 남북한 양쪽에서 김병연 번역의 전범으로 꼽혀왔다. 실천문학사 펴냄.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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