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문학 연구서 2종 발간…"북한문학은 개인통합수단"

  • 입력 2000년 2월 25일 19시 34분


현대 한국문학의 ‘잊혀진 반쪽’으로 여겨져온 북한문학의 실상을 조명한 본격 연구서 두 권이 출간됐다. 신형기 연세대교수와 오성호 순천대교수 공저의 ‘북한문학사’(평민사)와 박주택 백지연 홍용희 등 17명의 글을 김종회 경희대교수가 엮은 ‘북한문학의 이해’(청동거울).

‘북한문학사’는 남한에서 처음으로 쓰여진 북한문학사로서 주목된다. 북한 문학사를 ‘민주건설기’ ‘조국해방전쟁기’ ‘전후복구와 사회주의 건설기’ ‘천리마 대 고조기’ ‘주체시대’ 등 다섯 시대로 구분해 통사적으로 서술했다.

필자들은 ‘북한에서 문학은 모든 개인을 일반화해 통합하는 방법이자 수단’이라며 이런 단성주의(單聲主義)가 북한을 자기의 영상에 갇히게 했다고 지적한다. 숱한 영웅과 혁명가들로 가득찬 이 역사는 대중들의 나르시시즘을 북돋았지만, 그 자기애(自己愛)에는 모든 이야기를 단 번에 무너뜨릴 ‘공허’가 시한폭탄처럼 장치돼 있다는 것.

‘북한문학의 이해’는 1부 ‘해방 후 북한문학의 흐름과 방향’에서 연대별 북한문학의 주요 경향을 분석했고, 2부 ‘북한문학 주요 작품의 연구와 비평’에서는 이기영 ‘땅’, 백남룡 ‘60년 후’, 조기천 ‘백두산’ 등 주요 작품의 문학적 성과와 한계를 밝혔다. 엮은이는 ‘문학 속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의 해결책이 언제나 김부자(金父子)에 맞닿아 있다는 점이 북한 문학의 피할 수 없는 한계’라고 지적한다. 세대갈등 도농문제 등 모든 갈등과 구조적 대립은 문학 내부의 논리와 질서에 의해서가 아니라, 문학 밖에서 유입되는 ‘은덕’에 의해서만 해결되며, 이는 남북한 문화통합의 전망을 순탄치 않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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