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케몬' 잘 활용하면 아이들 기억력-표현력 쑥쑥

  • 입력 2000년 1월 31일 20시 01분


포켓몬스터(포케몬) 텔레토비 등 ‘스타 캐릭터’가 등장할 때마다 어린 자녀를 둔 엄마들은 곤욕을 치른다. 캐릭터 상품은 물론, 등장 캐릭터의 그림이 포장지에 찍힌 빵을 사달라고 조르거나 게임에 깊이 빠진 아이들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포케몬 애니메이션은 △철저하게 아이들의 시각에서 ‘유치하게’ 제작된 캐릭터 △싫증을 잘 내는 아이들의 성향에 맞춰 만들어진 151종류의 주인공들 △어린이가 주인공의 입장에서 몰두할 수 있도록 꾸며진 줄거리 등이 특징이다.

한림대의대 강동성심병원 신지용교수(소아정신과)는 “주인공이 역경과 고난을 헤치고 성장하는 내용이어서 게임을 하는 어린이조차 ‘내가 크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더욱 빠져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이들이 포케몬에 푹 빠졌다고 무조건 이를 금지시키는 것은 자녀를 ‘왕따’로 만들 수 있다. 문제는 포케몬 그 자체가 아니라 포케몬 하나에 큰소리가 나는 가정 속에 있는지도 모르는 일.

우리누리 유아교육정보센터 김상숙 소장은 “포케몬처럼 자녀가 몰두하는 대상을 잘 이용하면 자녀의 관찰력과 기억력 논리성 등을 키울 수 있다”고 말한다. 포케몬을 통해 거꾸로 우리아이를 교육하는 방법은?

▽부모도 포케몬의 팬이라는 것을 알려준다〓TV를 함께 보며 “너는 어느 요정이 제일 좋아? 왜 그것을 좋아하지?”등 주관식 질문을 던져 기억력과 관찰력 표현력을 길러준다.

▽줄거리를 말하게 한다〓TV시청이 끝난 뒤 줄거리를 말해보도록 한다. 허구와 현실을 구분하면서 기억력과 논리력도 자라난다. 포케몬에 빗대어 아이의 평소생각과 고민을 슬쩍 물어보도록.

▽캐릭터상품을 사달라고 조르면?〓안된다고 하다가 아이가 떼를 쓰면 할 수 없이 사주는 것은 좋지 않다. 심부름을 하면 사준다든가 식의 조건을 붙이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평소에 아빠의 구두를 닦든지 해서 용돈을 받아 사도록 하여 땀의 가치와 물건의 소중함을 깨닫게 한다.

▽감정이입 대상을 옮겨준다〓아이들이 포케몬 상품에 애정을 쏟고 더 많이 모으려 드는 것은 자신이 포케몬 트레이너라도 된 것처럼 감정이입하기 때문이다. 강아지나 동생, 친구에게도 그만한 애정을 쏟으면 포케몬보다 더 많이 ‘진화’할 수 있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나성엽기자>news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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