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기를 위하여… 후배가수들 20일 '헌정 콘서트'

  • 입력 1999년 11월 16일 19시 14분


김민기(48)는 늘 “나는 저항 가수가 아니다”고 말한다. 그런데도 국내 포크와 록 가수들은 그를 ‘저항 가요’의 대부로 여긴다.

그가 71년 ‘아침이슬’ ‘친구’ 등을 담아 내놓은 한 장의 음반에 후배들이 때늦은 ‘찬사’를 보낸다. 국내 포크와 록 가수들이 한 자리에 모여 개최하는 ‘김민기 헌정 콘서트’(20일 장충체육관). 쉰도 안된 나이에 ‘헌정’이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지만 그만큼 후배들에게 김민기는 영향력이 큰 스승이다.

참가 가수들은 노영심 정태춘 박은옥 윤종신 유열 이정열 한동준 이적 한상원 정원영 조규찬 장필순 권진원 김광진 신형원 안치환 ‘노찾사’ ‘낯선 사람들’ ‘동물원’ 등. 서울대 노래 동아리 ‘메아리’ 출신인 김창남 성공회대 교수와 박노해 시인도 참가한다.

행사 주최는 올해 포크 페스티벌을 서너차례 펼쳤던 ‘한국포크음악 30주년 기념사업회’. 행사를 기획한 강헌은 “김민기는 시장이 지배하는 가요계에서 이윤 동기를 떠나 자유 정신으로 노래를 만들어 역사와 사회에 개입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콘서트 주제는 ‘김민기 다시 보기’. 우선 노래극 ‘공장의 불빛’이 주목된다. 78년 겨울 제작돼 ‘불법 테이프’로만 알려졌던 이 노래극이 처음으로 공식 무대에 올려진다. 박노해 시인이 해설을 맡는다.

노래는 ‘아침이슬’ ‘내나라 내겨레’ ‘새벽길’ ‘길’ ‘바다’ ‘친구’ ‘야근’ ‘작은 연못’ ‘늙은 군인의 노래’ ‘봉우리’ 등 20여곡. ‘내나라 내겨레’를 빼고 모두 김민기가 작사 작곡한 노래다. ‘내나라 내겨레’는 김민기 작사에 송창식 작곡.

주인공인 김민기는 콘서트 객석에도 나오지 않는다. 그는 “후배들이 과대평가하는 것 같아 쑥스럽다”고만 말한다.

공연 시각은 오후 3시, 6시반. 2만, 3만원. 02―382―3867

〈허 엽기자〉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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