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추기경, 서울대서 名博학위 수여식후 기념강연

  • 입력 1999년 10월 29일 20시 54분


“대학은 사회의 두뇌와 심장이다.”

김수환(金壽煥)추기경은 29일 오전 서울대로부터 명예 철학박사 학위를 받은 뒤 이기준(李基俊)서울대총장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가진 ‘대학과 인간’이라는 주제의 기념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추기경은 “서울대는 단순히 지식탐구에 머물 것이 아니라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마음을 갖춘 인간을 육성하는 장이어야 한다”며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추기경은 특히 “지식뿐만 아니라 학생들을 정신적 도덕적으로 성장시켜 참된 인간으로 성장시키는 것에 늘 관심을 둬 달라”며 “새 천년을 맞아 명문대인 서울대는 확실한 철학을 갖고 교육과 연구에 힘써줄 것”을 당부했다.

행사가 끝난 뒤 김추기경은 이근안(李根安)전경기경찰청 대공분실장이 28일 밤 자수한 데 대해 “오랜 기간 숨어사느라 얼마나 괴로웠겠느냐. 인간은 죄를 짓고는 살 수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김추기경은 이어 “죄를 고백하고 참회할 때만이 비로소 인간이 될 수 있다”며 “그 사람이 자수하는 것을 보고 이제 고문하는 사람들은 그 사람처럼 살아서는 안되겠구나 하고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헌진기자〉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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