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몰입의 즐거움」

  • 입력 1999년 7월 30일 18시 44분


▨「몰입의 즐거움」미하이 칙센트미하이 지음 이희재옮김 / 해냄 227쪽 8000원

인생을 성공적으로 살기 위해선 한 가지 일에 깊이 빠져드는 ‘몰입(沒入)’이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있는 심리학 에세이. 그러나 단순한 에세이에 그치지 않고 역사학과 인류학 등에 걸친 방대한 지식을 토대로 인생의 지혜와 교훈을 일깨워주고 있어 휴가 중 자기계발을 하고 싶은 사람에게 적합한 책일 듯하다.

미국 시카고대 심리학과 교육학 교수인 저자는 삶을 훌륭하게 가꿔주는 것은 ‘몰입’이라고 설명한다. 산악인이 험준한 암벽을 타거나 음악가가 고난도의 작품을 연주할 때 행복을 느낄만한 마음의 여유가 없다. 그러나 일이 마무리된 뒤 비로소 자신의 체험이 얼마나 값지고 소중했는지를 실감한다.

물론 몰입하지 않고도 행복을 맛볼 수 있다. 고단한 몸을 눕혔을 때의 편안함, 추울 때 비치는 따사로운 햇살도 행복감을 불러 일으킨다. 그러나 이런 행복은 외부상황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상황이 변하면 쉽게 사라진다. 이에 반해 몰입에 뒤이어 오는 행복은 스스로의 힘으로 만든 것이어서 의식을 그만큼 고양시키고 성숙시킨다.

그렇다면 몰입은 어떤 활동을 할 때 잘 나타날까?

명확한 목표가 주어져 있고, 효과를 곧바로 확인할 수 있으며, 과제의 난이도와 자신의 능력이 합치되는 활동을 할 때 우리는 몰입을 통해 삶의 질을 끌어올릴 수 있다. 종교의식, 음악연주, 등산, 여러 종류의 게임 등이 이에 해당된다.저자는 일을 할 때도 몰입을 경험하기 위해선 뚜렷한 목표를 갖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목표를 달성하는 게 중요해서가 아니라 목표가 없으면 한 곳으로 정신집중하기가 어렵고 그만큼 산만해지기 때문이다. 목표에 합당한 일을 하는 동안 설령 몰입을 경험하지 못하더라도 마음은 개운해진다. ‘무엇을 원한다’는 사소한 마음의 움직임이 집중력을 높이고 의식을 명료하게 만든다는 것.

저자는 특히 여가활용에서도 몰입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소파에 기대앉아 시시껄렁한 소설을 읽고 허공을 쳐다보거나 TV를 보는 수동적 여가활동은 우리를 ‘심리적 혼돈’과 ‘무기력 상태’에 빠뜨리기 쉽다. 미국의 한 조사결과 운동이나 게임 등 능동적 여가활동은 수동적 여가활동보다 몰입의 빈도가 4배나 높았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수동적 여가활동에 더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능동적 여가활동은 어느 정도의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동적 여가활동만 즐기다보면 인생이 허물어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여름휴가를 어떻게 보내야 할지 지혜를 제공한다.

〈윤정국기자〉jky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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